현대차·기아, 신차 공세 지속…2분기 내수 격차 커질까

입력 2021-03-30 00:01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김지훈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2분기 내수 판매 성적표가 극명히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1분기 다양한 차급과 차종의 신차를 줄줄이 공개하며 꾸준히 인기몰이를 준비했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중견 3사는 이렇다 할 신차를 선보이지 못해 내수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계속되는 ‘신차 러시’와 함께 화려한 1분기를 보냈다. 지난해 12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GV70 출시 이후로 공백 없이 신차 공세를 이어온 것이다.

29일 현재 현대차는 올 1분기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 등 다양한 신차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를 준비 중이다. 소형 SUV 코나는 가솔린 2.0 모델에 이어 고성능 라인업인 코나 N의 티저 이미지까지 공개돼 다변화를 꾀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스타리아의 내장 이미지. 현대차 제공

지난달 공개된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돌풍을 일으키며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전계약 첫날 2만3000여대 계약이 이뤄졌고, 유럽에서도 초기 물량이 완판됐다. 스타리아 역시 사전계약 첫날 1만1003대를 기록해 미니밴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기아도 올 1분기 출발이 좋았다. 기아는 K7의 후속모델인 K8가 사전계약 첫날 기아 세단 사상 최고인 1만8000여대를 기록했다. 형님뻘인 현대차 그랜저와 판매량으로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도 전망된다.

기아는 30일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전 세계에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EV6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함께 적잖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기아 제공

중견 3사는 아쉬운 1분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GM은 창원 도장공장 준공식을 여는 등 경영 정상화에 한창이다. 다만 전 세계적인 차량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부평2공장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고민이 크다. 올 초 수출 물량이 늘고 있었던 터라 아쉬움은 더 크다.

르노삼성차는 QM6 디젤 모델을 선보였으나 올해 적자 전환 후 시행한 생존전략(서바이벌 플랜) 가동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희망퇴직 등을 실시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노사가 매듭짓고 수출 물량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새 투자자와의 인수 계약을 먼저 체결하는 게 급선무이며, 이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할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아이오닉5, EV6 등 주요 신차들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고민거리는 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는 부품 재고량을 조절하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