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주식 가액을 5분의 1로 액면분할하기로 하면서 이른바 ‘국민주식’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도 분사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29일 제주도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을 포함한 8개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 주식의 액면가격은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지고, 발행 주식 수는 8870만4620주에서 4억4352만3100주로 늘어난다. 이날 종가인 48만7500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앞으로 9만7500원에 카카오 주식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식 거래는 다음 달 12일부터 14일까지 정지된 뒤, 이튿날 분할 가격으로 재개된다.
시가총액은 변하지 않지만 투자 문턱이 낮아짐에 따라 소액투자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2018년 액면분할을 한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소액주주가 대폭 늘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기업 가치가 상승한 사례가 있다. IBK투자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접근성이 높아져 소액 주주들의 참여 증가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중장기적 주가 상승을 위해선 결국 실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도 이사회를 통해 승인받았다. 스톡옵션은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로, 임직원의 근로 의욕을 고취하거나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몰아친 ‘보상 불만’과도 직결돼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5월 323명에게 89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이후 일부 직원 퇴사에 따른 스톡옵션 취소로 잔여 스톡옵션은 319명 대상 88만8000주다. 작년 9월엔 1명에게 1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이사 보수 한도는 기존 8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늘어났다.
음원 플랫폼 1위 사업자인 멜론의 별도 법인 분사 안건도 통과됐다. 콘텐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향후 출범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분할기일은 오는 6월 1일이며, 분할 후 회사는 카카오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가 멜론 대표를 겸직할 예정이다.
이날 카카오 주총에서는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조규진 서울대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가 사외이사에 재선임됐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해 위기 속에서 변화된 일상에 맞춰 서비스를 개편했고, 비즈니스 파트너가 이용자와 의미 있는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장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사업의 성장동력 지속과 재무적인 개선을 보여 드릴 뿐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쓰며 기업가치를 높여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