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40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을 불러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 사태를 놓고 “군은 대부분 세뇌됐다”는 군 내부 인사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또 다른 유혈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미얀마 군의 전·현직 장교 4명과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한 미얀마군 내부 실상을 보도했다. 인터뷰는 군부가 어떻게 자신들을 나라의 수호자, 종교로 가르쳐 60년 동안 미얀마를 철저하게 지배해왔는지 보여줬다.
인터뷰에 참여한 장교들은 군인들이 다른 사회와는 구분돼 살고, 일하고, 사회화하는 국가 내 특권 국가 속에서 생활한다고 입을 모았다.
군부는 쿠데타 이전에도 정치적으로 민간 정부와 권력을 공유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 은행, 병원, 학교 등 사회·경제적으로도 미얀마를 장악하고 있다.
대부분의 장교와 가족들은 군사시설에 살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며 쿠데타 이후에는 허가 없이 기지를 15분 이상 벗어나지도 못하게 할 만큼 감시도 심해졌다.
군인 대다수는 군기지에 살며 군인 자녀는 다른 군인 자녀나 군부와 연관된 인물과 결혼해 가정을 이룬다.
군을 떠난 한 장교는 “이 상황은 현대판 노예제도”라며 “우리는 선임들의 명령을 따라야한다. 정당한 일인지 여부는 따질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미얀마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다른 한 장교는 “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했다”며 “군인들이 우리 국민들을 죽이는 걸 보니 너무 슬프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인사들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 군인들은 일반 사회와 괴리되고 국가 중심 이념들이 누적되면서 무장을 하지 않은 민간인을 사살하라는 명령도 큰 의심 없이 따르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게 이들의 증언이다.
NYT는 이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앞으로 며칠, 몇 달 안에 더 많은 유혈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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