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실패 후폭풍

입력 2021-03-29 10:22 수정 2021-03-29 10:22
감염병 전문병원을 인천권역에 유치하는 계획이 실패하면서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를 위한 긴급행동(이하 ‘긴급행동’)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남춘 인천시장이 정부와 협의도 제대로 되지 않은 서울대병원 분원을 영종도에 건립하고 그곳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하겠다는 불가능한 전략만을 고수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추경안은 25일 국회를 통과했으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제출한 예산 중 감염병 전문병원 2곳 추가 구축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인천은 지난 2월 26일에 질병관리청 권역선정위원회 표결 결과 고배를 마셨고, 이번 추경에 실낱같은 기대를 했으나 인천 유치는 최종 실패했다.

긴급행동은 인천 유치의 최종 실패에 대한 책임은 박남춘 시장과 인천시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남춘 시장은 불가능한 전략만을 고수하고, 인천시 주무부서인 건강체육국은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 모집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신청병원을 사전협의하는 등의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전술이 부재했다”고 몰아세웠다.

이미 호남, 충청 등 다른 지역들은 국립대병원이 아닌 민간병원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여러 공공 및 민간의 코로나19 전담병원들과 긴밀한 협의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모든 정치권과 지역사회가 똘똘 뭉치고, 대구시장은 제2대구의료원 건립을 약속하는 등 사생결단의 의지로 유치전에 임한 반면 인천시는 지역사회의 여론을 모으고 집중할 아무런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인천시는 ‘인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민관협의체’를 선정 발표 하루 전인 2월 25일에야 첫 회의를 개최했으나 이미 대구로 기울어진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감염병 전문병원은 2017년부터 신축 방식이 아니라 기존 병원에 증축하는 방식으로 공모가 진행됐다”며 “서울대병원 영종분원 유치문제는 설사 운 좋게 건립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예산반영과 설계, 건축 등 최소 5~6년 후에나 일어날 중장기적 과제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의 최종 실패는 인천에 국립대병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공의료에 대한 참사라고 진단했다.


반면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의회의 시정질문에 대해 마치 서울대병원 분원 유치가 인천 공공의료의 최우선 과제라고 답변한 바 있다.

긴급행동은 “인천시 자체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와 영종도 표심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서 서울대병원 분원의 유치를 활용한다면 민심의 거센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핑계로 박남춘 시장은 자신의 1호 공약이었던 제 2 인천의료원 건립을 장기과제로 미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 실패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면서 “향후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제 2 인천의료원 건립을 포함한 공공의료에 대한 종합적인 구상과 입장을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인천 유치를 위한 긴급행동은 건강과나눔,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인천지부, 너나들이검단‧검암맘, 달콤한청라맘스, (사)장애인자립선언, 사단법인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인천겨레하나, 인천여성회, 인천적십자기관노동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부천지역본부‧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가 참여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