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출산 부추겨” 사유리 ‘슈돌’ 출연 반대 청원에 갑론을박

입력 2021-03-28 17:57
사유리 인스타그램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정자를 기증받아 ‘자발적 비혼모’가 된 방송인 사유리(41)가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비혼을 부추긴다”며 출연 중단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공중파 방영을 즉각 중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한국은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현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공영방송이라도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을 장려하며 정상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비혼모를 등장시켜서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게 비혼 출산이라는 비정상적 방식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여겨질 수 있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얼마든지 결혼할 수 있는 미혼인 여인이 갑자기 일본에 가서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구해 임신 후 출산, 그리고 갑작스런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까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직한 공영방송의 가정상을 제시해 주시길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에는 28일 현재 1828명이 동의했다.

사유리 인스타그램 캡처

전날 KBS 시청자권익센터에도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씨의 출연을 절대 반대한다’는 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사유리씨가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 중 분명히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모습만 골라 방영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어린이, 청소년 시청자들의 ‘결혼’과 ‘가정’ 가치관 형성에 매우 편파적이고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자 기증을 받아 아이를 출산한 것까지는 개인적 선택이므로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선택에 대해 KBS가 공개적으로 프로그램화해 방영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해당 청원에 2489명이 동의를 표시했다. 한 달 내 1000명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한 이 청원은 KBS 측 공식 답변을 얻게 됐다.

하지만 이 청원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누리꾼들은 “올바르고 정상적인 가족관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거냐” “개인의 선택권 침해다. 비혼도 아이 낳을 권리가 있다” “엄마도 슈퍼맨이 될 수 있다” 등으로 비판한다.

새로운 형태의 가족 구성을 응원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오히려 이 시대에 싱글맘, 싱글대디에게 응원이 될 만한 출연 같다” “준비되지 않은 부모 밑에서 제대로 된 교감 없이 학대당하며 크는 아이보다 아빠가 없더라도 준비된 엄마 밑에서 교감하며 자라는 아이가 더 낫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KBS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사유리와 그의 아들 ‘젠’이 출연한다고 밝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주로 유명인 아빠들이 48시간 육아를 맡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왔다. 엄마가 출연하는 사례는 사유리가 처음이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