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잡을 수 없는 ‘50대 표심’…박영선·오세훈 운명 가른다

입력 2021-03-28 17:53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 세 번째)가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동문광장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 두 번째)·쳥년들과 함께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50대 표심’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40대와 60대가 각각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강한 지지세를 나타내는 것과 달리 50대에서는 그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진보정당에 표를 던져왔던 20~30세대가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인해 돌아선 만큼 각 연령층 중에서 두 후보에 대한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50대의 선거 당일 표심이 어디로 가느냐가 이번 선거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55.0% 지지율로 박 후보(36.5%)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50대 지지율로 한정하면, 박 후보는 45.2%로부터 지지를 받아 오 후보(47.1%)와 접전을 벌였다. 60세 이상에서 오 후보가 70.5% 지지율로 박 후보(26.7%)를 앞서고, 40대에서 박 후보가 57.9% 지지율로 34.7%의 오 후보를 앞서는 것과는 구별되는 모습이다.

또 50대에서의 1.9%포인트 차이 접전은 박 후보가 50대에서부터 지지율 반등을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문화일보 의뢰 리얼미터가 13~14일 서울 거주 1030명을 대상으로 한 양자대결 조사 결과 오 후보가 50대 54.4% 지지율로 박 후보(39.2%)를 크게 따돌렸던 것과 비교해 차이가 좁혀졌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흐름은 열흘도 남지 않은 보궐선거가 최근 여론조사 흐름과 달리 박빙 승부로 펼쳐질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28일 “부동산 이슈로 촉발된 50대의 분노가 이슈의 조정·소멸 이후에도 이어질지가 선거에서 중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박 후보가 50대에서 앞섰던 적도 있다”며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국민의힘 또는 오 후보가 좋아서 높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8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광장 지하상가를 찾아 점주 체험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오 후보의 강한 지지세가 특정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강하지 않은 20~30대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밖에도 정부·여당이 향후 일주일간 내놓을 부동산 대책, 코로나19 재난지원책 등이 50대에게 얼마나 어필하느냐가 보궐선거 승패를 결정지을 주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대별 투표가 보궐선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현재 우세한 여론조사 흐름이 선거 당일까지 이어지기 어렵다고 보고 선거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이상헌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