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폴란드에 분리막 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 한국, 중국, 폴란드에 분리막 생산거점을 두고 본격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소재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분리막 3·4공장을 건설하는데 1조13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SKIET의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SKIET가 건설할 폴란드 3·4공장은 각각 연산 3.4억㎡의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기존의 1·2공장과 합산하면 폴란드에서만 15.4억㎡의 분리막을 생산하게 된다.
폴란드 실롱스크주 분리막 1공장은 올해 3분기, 2공장은 2023년 1분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에 투자를 결의한 3·4공장은 이르면 2023년 4분기에, 늦어도 2024년 2분기 양산에 들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산업으로부터 구매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양산에 들어가는 중국 창저우 2공장과 올해 3분기 양산 예정인 폴란드 1공장은 아직 가동 전이지만 이미 수요처를 확보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분리막 두께를 자유롭게 조절하면서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축차연신’ 기술, 열과 충격에도 변형 최소화하는 분리막 코팅 기술 등 SKIET의 독자기술이 시장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IET는 이미 충청북도 증평과 중국 창저우 등에서 8.6억㎡의 분리막을 생산 중이다. 올해 말이면 폴란드 실롱스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2공장도 가동에 들어가 13.6억㎡의 분리막을 생산하게 된다.
폴란드 실롱스크의 1·2·3·4공장과 중국 창저우의 1·2·3공장이 건설이 모두 마무리되면 연간 27.3억㎡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노재석 SKIET 사장은 “SK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안전한 분리막을 확대 공급함으로써 자동차 소비자들의 배터리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전기차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필수 소재로 배터리 원가의 15~20%를 차지한다.
SKIET이 생산하는 습식 분리막은 건식 분리막보다 품질이 뛰어나 대용량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제조하는 회사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로 SKIET는 글로벌 분리막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글로벌 분리막 시장 점유율 26.8%로 1위를 차지했다.
자동차용 배터리뿐만 아니라 전자기기용 소형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ESS)용 대형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분리막 시장은 매해 25% 이상 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2025년이면 SKIET가 43%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