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빈내항, 물고기와 함께 사람이 돌아왔다

입력 2021-03-28 14:22 수정 2021-03-28 14:23
경북 포항 동빈내항 전경.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 동빈내항이 3년여에 걸친 정화·복원사업을 통해 힐링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악취가 줄고 수질이 개선되면서 산책하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낚시객까지 등장했다.

포항 동빈내항은 형산강과 영일만이 만나는 하류에 있는 반 폐쇄성 해역의 항구다. 일제강점기에 잘못된 정비사업으로 해수 흐름 단절과 1970년대 포항제철소 건설에 따른 수로 매립 등 도시화·산업화로 오염이 심각한 상태였다. 인근 주민은 악취 등으로 수십년간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50만750㎡ 해역에서 오염된 퇴적물을 수거·정화했다. 사업비는 총 117억원이 투입됐다.

그 결과, 지난해 2분기 기준 동빈내항 수질 등급은 오염퇴적물 정화·복원사업 전 평균 5등급(92)에서 4등급(58)으로 개선됐다. 투명도는 2016년 평균 1.4m에서 평균 3.2m로 좋아졌다.

구리와 아연은 각각 1.498㎍/ℓ, 9.027㎍/ℓ로 사업 전보다 26.1%, 18.9% 감소했다. 생물독성 조사에서는 모든 조사 지점에서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어 무리, 홍조류, 녹조류 등의 군락과 어류 및 갑각류의 서식도 다수 확인되는 등 수중 생태계가 회복하고 있다.

포항해수청은 앞으로 5년간 동빈내항에 서식하는 해양생물과 수질을 관찰해 사업 효과가 지속해서 유지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경북 포항 동빈내항 모습.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제공

이 같은 동빈내항의 변화에는 포항시 노력도 한몫 했다.

시는 동빈내항 복원을 위해 형산강과 동빈내항을 잇는 1.3㎞의 수로를 개설하는 포항운하 사업을 2013년 완료했다.

2017년부터는 동빈내항으로 유입되는 학산천과 칠성천, 두호천, 학산천 등 도심에 있는 4개 하천의 생태 복원을 추진 중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여기동 청장은 “지역민, 관광객 등 해역을 이용하는 사람이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해양수질 개선 효과는 다시 사라지게 되기에, 바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보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