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동빈내항이 3년여에 걸친 정화·복원사업을 통해 힐링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악취가 줄고 수질이 개선되면서 산책하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낚시객까지 등장했다.
포항 동빈내항은 형산강과 영일만이 만나는 하류에 있는 반 폐쇄성 해역의 항구다. 일제강점기에 잘못된 정비사업으로 해수 흐름 단절과 1970년대 포항제철소 건설에 따른 수로 매립 등 도시화·산업화로 오염이 심각한 상태였다. 인근 주민은 악취 등으로 수십년간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50만750㎡ 해역에서 오염된 퇴적물을 수거·정화했다. 사업비는 총 117억원이 투입됐다.
그 결과, 지난해 2분기 기준 동빈내항 수질 등급은 오염퇴적물 정화·복원사업 전 평균 5등급(92)에서 4등급(58)으로 개선됐다. 투명도는 2016년 평균 1.4m에서 평균 3.2m로 좋아졌다.
구리와 아연은 각각 1.498㎍/ℓ, 9.027㎍/ℓ로 사업 전보다 26.1%, 18.9% 감소했다. 생물독성 조사에서는 모든 조사 지점에서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어 무리, 홍조류, 녹조류 등의 군락과 어류 및 갑각류의 서식도 다수 확인되는 등 수중 생태계가 회복하고 있다.
포항해수청은 앞으로 5년간 동빈내항에 서식하는 해양생물과 수질을 관찰해 사업 효과가 지속해서 유지되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이 같은 동빈내항의 변화에는 포항시 노력도 한몫 했다.
시는 동빈내항 복원을 위해 형산강과 동빈내항을 잇는 1.3㎞의 수로를 개설하는 포항운하 사업을 2013년 완료했다.
2017년부터는 동빈내항으로 유입되는 학산천과 칠성천, 두호천, 학산천 등 도심에 있는 4개 하천의 생태 복원을 추진 중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여기동 청장은 “지역민, 관광객 등 해역을 이용하는 사람이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해양수질 개선 효과는 다시 사라지게 되기에, 바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보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