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원숭이 뇌 먹는 아시안 미국 떠나라”

입력 2021-03-28 10:45 수정 2021-03-28 11:08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네일숍에 배달된 증오 편지. 인스타그램 캡쳐

“아시안은 팬케이크 얼굴을 하고 바퀴벌레와 개, 고양이, 원숭이 뇌를 먹는다. 냄새나고 역겹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에서 한 네일숍을 운영하는 베트남계 미국인 재키 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익명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 내용엔 인종차별적인 비방, 욕설과 함께 “끔찍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미국을 떠나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이 같은 ‘증오 편지’가 배달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아시아계 노인과 여성 등을 겨냥한 폭력 범죄에 이어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상점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증오 편지’를 보내는 범죄로 번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리버사이드 경찰은 최근 아시안 증오 편지 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26일 지역방송 NBC4 등이 보도했다.

재키 부는 SNS에 자신이 받은 증오 편지를 공개하며 “증오는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편지는 아시안들이 운영하는 캘리포니아주 힐즈버그, 샌버너디노의 네일숍에도 전달됐다.

익명의 발신인이 한국계 미국인에 보낸 협박 편지. 앵그리아시안맨 트위터 캡처

앞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한국계 여성도 증오 편지를 받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남편의 장례식날 날아온 편지엔 “아시아인 한 명이 줄었다. 짐 싸서 당신 나라로 돌아가라”는 협박이 담겨 있었다.

라이언 레일스백 리버사이드 경찰 공보담당관은 “이런 편지는 역겹고 용납할 수 없다”며 발신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시아계 학생을 상대로 한 온라인 ‘증오 편지’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플레이서 카운티 로클린의 한 고등학교 소속 아시안 학생들은 최근 익명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너희는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에 대해 현지 교육구는 성명을 내고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발신자가 파악되면 징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