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조선구마사’ 배우 박성훈도 자필 사과문

입력 2021-03-27 16:29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출연 배우들이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잇달아 사과문을 게재하고 있다. 양녕대군 역인 배우 박성훈도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배우 장동윤, 이유비에 이어 세 번째다.

27일 배우 박성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자필 사과문을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따끔하게 꾸짖어주시고 우려해 주시는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보며 조선구마사의 출연 배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박성훈은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다룸에 있어 부담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박성훈은 출연작의 역사 왜곡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했다. 그는 “배우로서의 소임은 연기에 진심으로 다가서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어리석고 모자란 생각이 있었다”면서 “이런 상황이 돼서야 저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사안의 심각성과 배우에게도 역사적 인식과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고 있다”며 반성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속상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BH엔터테인먼트 또한 소속 배우 박성훈의 조선구마사 출연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소속사 측은 “배우의 작품 결정에 앞서 출연 제안을 선 검토하는 매니지먼트로서 사려 깊지 못한 역사 의식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작품 선택 하나 하나에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소속 배우들의 작품 선택에 있어 깊은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 첫 방송부터 태종 등 실존 인물의 왜곡된 묘사를 내놓고, 연회 장면에서 피단·월병 등을 올리는 등 중국풍 연출을 시도해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드라마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가 전작 ‘철인왕후’에서도 역사를 왜곡했다는 점과 중화권 기반 동영상 사이트 WeTV에서 조선구마사를 “북한이 건국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드라마”라고 소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일부 전문가들도 항의에 가세하며 비판 여론은 점점 커졌고, 광고주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가 연이어 광고·장소 지원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제작사와 방송사 SBS는 지난 24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 뒤 다음 주 방송을 결방하고 작품을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은 줄지 않았고, 광고를 편성한 기업들마저 잇따라 ‘손절’하면서 결국 방송 2회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다음은 박성훈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사과문 전문.


배우 박성훈입니다.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따끔하게 꾸짖어주시고 우려해 주시는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보며 <조선구마사>의 출연 배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다룸에 있어 부담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배우로서의 소임은 연기에 진심으로 다가서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어리석고 모자란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돼서야 저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받는 질타는 달게 받겠습니다. 사안의 심각성과 배우에게도 역사적 인식과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속상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