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민주화항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쿠데타 발생 이후 희생자 가운데 20여명이 아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7세 여자 아이가 집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사건 이후 미얀마 군부의 무자비한 살상 행위에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총격 등 군경의 폭력에 희생된 것으로 확인된 이들은 328명으로 집계됐다. 현지 언론 이라와디는 이 가운데 20명 이상이 아이들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사망자 중 일부는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숨졌으나 시위대에 합류하지 않았는데도 군경의 마구잡이식 총질이나 민간인의 집으로 쳐들어와 희생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와디는 일부 사망자는 연령대가 확인되지 않아 희생자 가운데 아이들의 숫자는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만 7세가 되지 않은 킨 묘 칫이 만달레이에서 집안까지 쳐들어온 군경이 무서워서 아빠 무릎 위에 앉아 있다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전날에는 14세 툰 툰 아웅이 문을 잠그려다가 집 앞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지난 20일에는 만달레이에서 15세 조 묘 뎃이 일하던 찻집 밖으로 잠시 나왔다가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국제 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공식 성명을 내고 “평화 시위대에 죽음을 초래하는 공격의 대상에 아이들이 계속 포함된다는 사실에 몸서리가 쳐진다”며 “아이들의 죽음은 특히 그들이 위해로부터 안전해야 하는 곳인 집에 있을 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렇게 많은 아이가 거의 매일 살해당하고 있다는 점은 군경이 인간 생명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살상 행위를 멈추기를 촉구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