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가 앞으로 5년간 1조원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진행한다. 출범 당시 계획했던 수준을 뛰어넘는 업계 최대 규모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 글로벌 OTT를 견제하면서 국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콘텐츠웨이브는 2025년까지 총 1조원 규모를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한다고 26일 밝혔다. 2019년 출범 당시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의 제작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넘어서는 업계 최대 규모를 제시하면서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기로 했다. 앞서 웨이브는 2019~2020년 700억원을 투자해 ‘앨리스’ ‘SF8’ ‘좀비탐정’ ‘조선로코-녹두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올해는 800여억원을 투입해 ‘모범택시’ ‘보쌈-운명을 훔치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공개한다.
웨이브 대주주 SK텔레콤은 투자 확대를 위해 25일 이사회에서 추가로 100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다. 웨이브는 이밖에도 추가 투자 유치, 재투자 등으로 1조원의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이브는 먼저 상반기 중 오리지널 콘텐츠 기획·개발 전용 스튜디오를 만든다. 또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외 미디어 기업과 제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콘텐츠전략본부를 신설하고 최고콘텐츠책임자(CCO)도 영입한다.
국내 공룡 OTT로 입지를 다진 넷플릭스를 비롯해 곧 상륙할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이 경쟁적으로 가입자를 유지하고 있어 열세에 놓인 토종 OTT의 국내 시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웨이브의 결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시장에 5억달러(약 5500억원)을 쏟아붓기로 한 상황이다.
웨이브뿐 아니라 국내 OTT는 저마다 치열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얼마 전 KT가 출범한 KT스튜디오지니는 향후 3년간 총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JTBC스튜디오를 품은 CJ ENM 티빙은 향후 3년간 4000억원을 이상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통해 방송사, 제작사, 지적재산권(IP) 보유업체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경쟁력 있는 중소 제작사 발굴에 힘쓸 것”이라며 “K콘텐츠와 K플랫폼의 동반성장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