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도 AZ 백신 ‘리캡’ 주사…음모론 간호사가 접종

입력 2021-03-27 07:16
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맡았다가 주사기 바꿔치기 의혹에 시달렸던 서울 종로구 보건소 소속 간호사가 이번엔 정세균 국무총리의 백신 접종도 맡았다. 이 간호사는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약물을 뽑아낸 뒤 다시 캡을 씌운 뒤 접종했다.

정 총리는 지난 26일 오후 2시 중대본 1차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과 2차장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종로구 보건소를 찾았다. 정 총리는 접종 전 의사의 진찰을 받았고 이때 문 대통령 내외에게 AZ백신을 접종했던 서울 종로구 보건소 소속 간호사가 주사를 놓기 위해 대기했다.

이 간호사는 정 총리에게 음주와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뒤 백신을 접종했다. 종로구 측은 “문 대통령 주사 당시와 똑같이 백신에서 약물을 뽑아낸 다음 다시 캡을 씌운 뒤 접종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을 접종한 직후 리캡 논란이 불거졌다. 녹화 방송으로 공개된 접종 장면에서 해당 간호사는 주사기로 백신을 뽑아낸 뒤 가림막 뒤로 갔다가 나와 접종했다. 가림막 뒤에서 나온 간호사 손에 들린 주사기는 전과 달리 뚜껑이 씌워져 있었다.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주사기 바꿔치기 의혹이 제기됐다. 혈전 부작용 논란이 일었던 AZ 대신 화자자 백신을 접종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논란이 일자 종로구 보건소 측은 “리캡은 감염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매뉴얼에 따라 실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매뉴얼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제 매뉴얼엔 ‘캡 단기를 피하라’고 나와 있다. 그리고 꼭 필요하다면 두 손ㅇ르 쓰지 말고 한 손을 사용하라고 돼 있다”고 지적하며 “리캡이 매뉴얼이라는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했다.

이같은 논란에 급기야는 해당 간호사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일부 단체는 종로구청과 보건소 등에 “양심선언을 해라” “죽여버린다” 등의 협박과 욕설을 퍼부었고 악플도 이어졌다.

당시 보건소 측은 충격 등을 감안해 해당 간호사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휴가를 주려 했지만 본인이 고사했으며 정 총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접종도 자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백신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일부 네티즌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으며 경찰은 곧바로 내사에 착수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