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거기서…” 美소방관도 실패한 고양이 구조기

입력 2021-03-27 00:10
24일 포트로더데일 소방서는 조명 위의 고양이 구조에 나섰지만 간발의 차로 실패했다. 포트로더데일 소방서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제공

미국에서 다리 위에 있는 위험천만한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해 소방서가 출동했지만 눈앞에서 고양이가 달아나 실패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는 소방관들이 지난 24일 플로리다 주(州) 포트로더데일 시(市) 코즈웨이 다리 조명 끝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구출하러 나섰지만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포트로더데일 주민들은 지난 24일 오후 2시 49분쯤 다리의 조명에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 모습을 보고 포트로더데일 소방서에 신고를 했다. 고양이는 지상으로부터 50피트(약 15m) 떨어진 높이에 아슬아슬하게 앉아있었다.

3시 30분쯤 출동한 소방관들은 고양이를 구출하기 위해 플로리다 교통국에서 빌린 특수 트럭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이가 앉아있는 위치가 사람이 갈 수 없는 위치였기 때문이다. 소방관들은 교통을 통제한 후 고가사다리차까지 동원했다.

코즈웨이 다리 조명 끝에 위태롭게 앉아있는 고양이. 포트로더데일 소방서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제공

이 아슬아슬한 구조 소식에 지역 방송사들도 취재에 나섰고, 구조 과정은 고스란히 현지 방송에 생중계됐다. WPLG 방송 중계진은 “고양이가 물을 싫어하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데 대체 저기에 왜 올라가 있는 건지가 가장 궁금하다”며 구조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당시 생중계 영상에서 소방관 2명은 공중 승강기에 올라탔고 그중 한 명은 구조를 위한 그물채를 들고 있었다. 고양이와 더 가까이 가기 위해 공중 승강기 위치를 조종해줄 것을 요청하는 손짓도 포착됐다.

하지만 공중 승강기가 고양이와 더 근접하게 움직이고 구조를 시작하려는 극적인 순간 고양이는 놀라 그대로 도망쳐버렸다. 아슬아슬하게 앉아있던 고양이는 날렵하게 다리 위로 올라가 도로 위를 질주해 달아났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고가사다리차까지 동원했다. 포트로더데일 소방서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제공

이 광경에 생방송 중계진은 박장대소 했고 웃음소리는 그대로 방송으로 전해졌다. 고양이는 소방관들을 피해 다리를 가로질러 건너편 난간에 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곳 역시 물에 빠질 위험 뿐 아니라 차도로 나올 경우 교통사고를 당할 위험도 있었다. 구조에 실패한 소방관들을 뒤로 하고 이번엔 고양이 전문 자원봉사자들이 등장했다.

NBC 마이애미에 따르면 사우스 플로리다 굿 카르마 레스큐의 자원봉사자 네빈과 크리스티나가 다리로 가 고양이를 안전하게 다리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이 고양이는 코즈웨이 다리 아래 무리 지어 사는 길고양이 무리 중 하나인 것으로 확인됐다. 길고양이 무리는 해당 고양이를 구조한 단체에 의해서 돌봄을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