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제발 살려달라” 미스 미얀마의 절절한 호소

입력 2021-03-26 18:02
한 레이 인스타그램 캡처

국제 미인대회에 미얀마 대표로 출전한 여성이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26일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미얀마 대표로 출전한 여대생 한 레이는 전날 개최국인 태국 매체 카오숏과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 ‘미얀마 국민을 지지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미얀마에서 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총에 의해 죽고 있다.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달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가장 큰 귀감’이라고 언급한 뒤 이번 대회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부가 자행하는 잔혹행위에 대해 말할 기회를 제공했다며 “우리는 혁명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레이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미얀마 국민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자 거리로 나왔다”며 “(미얀마 대표로서) 전쟁과 폭력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담아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무대에 오르겠다”고도 밝혔다. 인터뷰 그대로 한 레이는 전날 미인대회 전통의상 경연에서 ‘평화의 여신’을 의미하는 황금 의상을 입었다.

한 레이 인스타그램 캡처

한 레이는 양곤대 심리학과 재학 중 미인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양곤대 학생들도 (군부에) 구금됐다”며 “민주주의에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목소리가 들려야 한다. 하지만 미얀마에서는 자유가 없다. 이는 인권침해다. 학생들을 석방하라”고 적었다.

한 레이 인스타그램 캡처

이외에도 그녀는 SNS에 대회 참가 사진은 물론 쿠데타 반대 시위와 시민 불복종운동(CDM) 관련 사진과 그래픽 등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촛불시위 사진을 공유하고 미얀마 사태 보도에 감사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디플로매트는 대부분의 미인대회가 정치적 중립을 원칙으로 하지만 이번 대회의 호스트인 나왓 잇사라그리 등 다수가 한 레이의 발언에 대해 지지를 표하는 등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다고 전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