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폭발 사고로 인해 불길에 휩싸인 딸을 맨손으로 구한 영웅 아버지 이야기가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더선의 보도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에 사는 한 아버지가 폭발 사고로 화염에 휩싸인 딸 엘레나 마쿰(18)을 아무런 장비 없이 맨손으로 구했다.
크리스마스 때 쓴 오래된 상자 몇 개를 버리라는 부모님 말씀을 들은 엘레나는 평소 화덕에서 상자를 태우던 것이 기억나 정원에서 모닥불을 피우려 했다고 한다. 그러다 옆에 있는 가스통에 불이 옮겨 붙으며 엘레나는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그때 엘레나의 비명을 듣고 한 남성이 달려왔다. 엘레나의 아빠 로버트 마쿰(35)이었다. 로버트는 불꽃 사이로 손을 넣어 그녀를 바닥에 굴리며 불을 끄기 시작했다. 이어 옷을 찢으며 필사적으로 화염 구덩이에서 딸을 구출하려 노력했다.
몇 분 뒤 이웃 주민이 로버트에게 담요를 던져주었고, 그는 담요를 이용해 엘레나의 몸에 붙은 불길을 진화했다. 이후 어머니의 신고로 엘레나와 로버트는 구급차를 타고 함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기절한 채 병원에 옮겨진 엘레나는 몸의 86%가 3도 화상을 입어 두 달간 혼수상태에 빠졌다.
아빠 로버트 역시 맨손으로 딸을 구했기 때문에 몸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였다. 양손에는 진물이 흘렀고 붉은 상처가 손을 덮었다.
엘레나는 15번의 수술을 받았고, 여러 피부 기증자로부터 피부 이식을 받았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엘레나는 아버지의 손에 화상 자국이 가득한 것을 보고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화재로 인해 왼손 새끼손가락이 너무 많이 손상돼 결국 절단까지 한 그녀는 열심히 재활 훈련을 받았고,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한다고 전해진다.
엘레나는 “흉터를 줄이기 위해 레이저 수술을 받고 있다”며 “나와 같은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화상 치료실에서 사회 복지사나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