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든 군경 앞 네발로 기는 청년…미얀마 내부 상황 [영상]

입력 2021-03-27 06:06
미얀마 시민을 네 발로 걷게 하는 군인의 모습. Myanmar Now News 보도영상

군부 쿠데타에 대항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이 계속되며 군경 측의 탄압 강도도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얀마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을 통해 한 군경이 시민을 향해 발길질을 하는 등 강압적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영상 속 총을 든 군경은 시민을 억지로 바닥에 꿇어앉히고 네 발로 기어가도록 강요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등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었다. 기어가던 시민이 몸을 일으키려 하자 다른 군경이 다가와 시민을 바닥으로 밀쳐 넘어뜨리기도 했다. 시민은 군경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계속 네 발로 기어야 했다.

해당 영상은 전세계 온라인에 퍼져 많은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일부 영상은 포털사이트에서 노출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군경에게 발길질을 당한 후 끌려나가는 시민. 트위터

이 뿐만이 아니다. 트위터 유저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한 시민이 군경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구타를 당한 후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처음에는 저항하던 시민은 총을 소지한 군경에 수차례 구타를 당한 후 옷가지가 잡힌 채 끌려나갔다.

군부의 무력 탄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미얀마 시민들은 연대와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트위터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도로를 달리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이 차량 바깥으로 세 손가락을 펼쳐 ‘세 손가락 경례’를 이어갔다.

'세 손가락'을 차창 밖으로 펼쳐든 미얀마 시민들. 해당 제스쳐는 독재에 저항하고 대의를 위해 희생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트위터

‘세 손가락 경례’는 수잔 콜린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유래된 것으로, 소설 속 주인공은 가상국가의 독재자에 대항하는 의미로 세 손가락을 펼쳐 경례를 한다.

이후 해당 제스처는 지난 2014년 태국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사용하며 널리 퍼지게 됐다. 당시 태국 시위대는 세 손가락의 의미로 자유, 평등, 박애를 표방했으며 미얀마 시민들은 이를 군부에 대항하는 저항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현재 미얀마 군경에 의해 희생된 사망자는 32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 202명으로 2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열흘 만에 120명 가까운 희생자가 나왔다. 실종자 등 집계되지 못한 이들까지 합치면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