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정비소 대표가 퇴사한 직원에게 월급을 주지 않고 미루다 신고를 당하자 기름칠한 동전 9만여개를 지급해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조지아주 피치트리 시티의 차량 정비 업체 ‘오케이 워커 정비소’에서 일했던 안드레아스 플래튼은 자신의 집 앞에 동전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을 확인했다.
사연은 이랬다. 정비소 매니저로 일했던 플래튼은 퇴근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직장 대표와 마찰을 빚다가 지난해 11월 퇴사했다. 이후 플래튼은 3개월 동안 밀린 임금 915달러(약 103만 원)를 받지 못했고, 이 사실을 노동부에 신고했다. 결국 그는 3월 중순 밀린 임금을 받았는데, 그 형태가 동전이었던 것.
플래튼에 따르면 당시 집 앞에는 1센트짜리 동전 더미가 쌓여 있었는데, 동전에는 핸들을 움직일 때 주입하는 ‘파워 스티어링 오일’로 추정되는 액체가 뿌려져 있었다. 동전 더미 위에는 급여 명세서가 든 흰색 봉투가 얹혀 있었는데 이 봉투 밖에는 욕설이 적혀 있었다.
그는 동전 수를 정확히 세보진 않았지만, 밀린 임금이 915달려였던 만큼 9만1500개로 추측한다고 전했다.
플래튼은 여자친구와 함께 동전을 손수레에 실어 차고지로 옮긴 후 2시간 동안 기름 묻은 동전을 닦았다. 플래튼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유치한 일”이라며 “이 돈을 쓸 수 있게 교환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너무 심하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해당 업체를 고소하고도 싶었지만, 불법이 아니라는 얘길 들어 포기했다고 한다. 실제 미국 노동부는 직원 급여를 기름칠한 1센트짜리 동전으로 지급하는 게 합법이냐는 질문에 “급여를 어떤 형태의 화폐로 지급해야 하는지 명시하는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정비업소 사장인 마일스 워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퇴사한 직원의 집 앞에 1센트 동전 꾸러미를 놓고 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다. 그가 돈을 받은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