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방송이 도쿄올림픽 성화 릴레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칼럼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성화 봉송이 이슈가 되는 모양새다.
26일 NBC 온라인에는 ‘코로나19 공포 속에 도쿄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됐다. 반드시 꺼야 한다’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칼럼의 필자는 미국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됐던 전직 프로 축구선수인 줄스 보이코프 미국 퍼시픽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다.
그는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서 성화 봉송은 공중의 건강을 희생시킬 위험이 있다”며 “성화 봉송은 나치가 세운 전통이다. 나치 선전에 뿌리를 둔 전통은 (이번 기회에) 소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이코프 교수는 일본 후쿠시마에서 시작된 성화 봉송의 의도 역시 불순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의식의 위선과 해악, 바보 같음을 부각하며 올림픽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일본의 문제점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은) 부흥 올림픽을 강조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현지의 많은 사람은 도쿄올림픽이 후쿠시마 회복이 느려지는 원인이라고 비난한다”며 “한 올림픽 반대 운동가는 ‘후쿠시마가 도쿄올림픽을 위해 희생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보이코프 교수는 성화 봉송을 시작으로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성화 봉송 자체도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림픽이 시작될 때까지도 일본 국민들 전부가 백신을 맞지는 못할 것이다. (관중은 없더라도) 수천 명의 선수, 코치, 언론인 등이 들어올 것”이라며 “일본 국민들은 당연히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 안전 프로토콜에 따르면 성화 주자들의 체온이 37.5도를 넘을 경우에는 달리기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관중들도 환호하기보다는 박수를 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의 한 의료 전문가는 (이는) ‘위생 실험실’이라고 일축했다”고 말했다.
보이코프 교수는 나치나 중국 등이 성화 봉송을 사실상 선전용으로 이용한 점을 거론하며 “후쿠시마의 시위대와 일본 전역의 사람들이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우리가 (이런 목소리를) 들을 시간”이라며 글을 맺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