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성장률 0.5%p 올리고, 소비자심리 ‘비관→낙관’

입력 2021-03-26 10:46

IMF 올해 韓 성장률 3.1%→3.6% 조정
3월 소비자심리지수 ‘낙관적’으로 돌아서
그러나 대면 서비스, 고용 부진은 지속돼
IMF “선별 재정 확대, 저금리 기조 유지를”

수출 호조와 백신 접종 등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올렸고, 소비자심리지수는 ‘비관→낙관’으로 바꿨다. 다만 코로나19 충격이 큰 대면 서비스업과 고용은 아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과감한 지출,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IMF는 26일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지난 1월 예측(3.1%)보다 0.5%포인트 크게 높였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3%), 한국은행(3.0%), 기획재정부(3.2%) 등 주요 기관 전망치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큰 폭의 조정은 수출 호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고, 코로나19로 정보통신 기기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초반 침체에 빠졌던 수출은 그해 11월(3.9%)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12월(12.4%)과 올해 1월(11.4%)에 이어 2월(9.5%)에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IMF는 “2020년 2분기에 들어서 한국의 경제 활동은 수출 반등, 특히 첨단 기술 산업 분야의 수출 및 기계설비 분야의 복원력 있는 투자에 힘입어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전날(25일) 국회를 통과한 15조원 추가경정예산도 성장률을 끌어 올렸다. IMF는 “최근 발표된 추경의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고서 작성 시 예측되었던 기존 성장률 3.4%보다 3.6%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비스와 고용 부진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힌다. IMF는 “서비스 분야와 소비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고용 분야는 코로나 이전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50만명 가까이 줄면서 1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소비의 경우 이날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가 오랜만에 낙관적으로 전환된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1월(104.8)이후 14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100을 기준으로 밑은 비관적, 위는 낙관적을 뜻한다.

IMF는 한국 경제가 안정된 정상 궤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정정책은 선별을 강조했다. IMF는 “피해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 확대, 공공투자 가속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는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물가가 상승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힘들다. IMF는 다행히 “유가 상승에도 2021년 인플레이션은 1.2%를 기록할 것이다”며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경제 회복을 견고히 하고, 물가안정목표에 더욱 가깝게 운용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