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장사하지마!” 흑인에 폭행당한 텍사스 韓여성

입력 2021-03-26 05:52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미국 조지아주 20여 개 한인 단체들이 구성한 '애틀랜타 아시안 대상 범죄 한인 비상대책위원회'.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 여성이 흑인 여성에게 심하게 폭행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한인 여성 김모 씨의 미용용품점에 5명의 여성이 들어와 가발 전시대로 향했다.

김씨의 아들 이모 씨는 이 여성들이 춤을 추고 소리를 지르며 주변을 엉망으로 만든 뒤 가발 전시대를 쓰러뜨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정리하겠다”고 하면서 이 여성들에게 장난치지 말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이 여성들은 김씨를 향해 “빌어먹을 아시안” “빌어먹을 중국인”이라고 고함을 쳤고, 김씨는 가게에서 나가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가게를 나가기 전 김씨의 남편과 또 다른 아들이 있던 계산대로 다가와 “아시아계 사람들은 흑인 물품을 팔면 안 된다” “아시아계 사람들은 흑인 시장에 있어선 안 된다”고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게 이씨의 증언이다.

이 일행은 가게를 떠났다가 곧이어 다시 돌아왔고, 더 많은 가발을 땅에 내던졌다. 김씨 남편은 이 여성들이 가게를 떠나길 거부하자 경찰에 신고했고, 일행 중 3명이 먼저 가게 문을 나섰다.

그런데 그때 가게에 있던 흑인 여성 2명 중 한 명이 김씨의 얼굴을 가격했고, 김씨가 땅에 넘어진 이후에도 주먹을 휘둘러 모두 8차례가량 폭행했다. 김씨는 이 폭행으로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게 가족의 설명이다.

김씨의 남편과 아들이 이 두 여성을 가게 밖으로 밀어낸 뒤에야 이 공격이 끝났지만, 이 중 한 여성은 주차장에서 남편과 아들을 차로 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가게 감시영상을 보면 여성들이 가게에서 가발 전시대를 흐트러뜨리는 장면, 김씨를 폭행하는 장면, 가게 밖에서 한 차량이 부자를 위협하는 듯한 장면이 찍혀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