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옵티머스 펀드 판 NH증권 중징계…정영채 ‘문책경고’

입력 2021-03-25 23:57 수정 2021-03-26 00:03
옵티머스 펀드 사태 관련 3차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 25일 오후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자들이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대한 중징계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5000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 관련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에 대해 ‘문책 경고’ 등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NH투자증권, 하나은행 등 금융사들도 업무 일부 정지 등 중징계 제재를 받았다. 정 대표의 경우 앞서 통보된 징계안에서 수위가 한 단계 낮아졌다.

금감원은 25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업무 일부 정지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도 업무 일부 정지 조치를 받았다. 금융회사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 명령, 기관 경고, 기관 주의 순이며 기관 경고부터 중징계에 해당된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의 펀드 판매가 부당 권유 금지 의무 위반(자본시장법 제49조),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지배구조법 제24조), 설명 내용 확인 의무 위반(자본시장법 제47조), 투자 광고 절차 위반(자본시장법 제57조)에 해당되는 것으로 봤다. 하나은행의 경우 보관, 관리하는 집합 투자 재산간 거래 금지 위반(자본시장법 제 246조) 및 운용 지시없는 투자 대상 자산의 취득, 처분 등 금지 위반(자본시장법 제80조) 등이 적용됐다. 이날 제재심은 지난달 19일, 지난 4일에 이어 세 번째로 진행됐다.

정 대표는 당초 3개월 직무 정지에서 문책 경고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금융사 임원 제재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문책 경고 이상이면 중징계에 해당되며 금융권 취업이 향후 3~5년간 제한된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제재심에서 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 피해를 감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부실 펀드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내부 통제 미비를 중징계안의 근거로 들어왔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주요 증권사 전·현직 최고경영자(CEO)들도 제재심에서 대다수가 중징계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다만 금감원 제재심 이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정례 회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후 제재 수위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의 옵티머스 펀드 분쟁조정위원회는 내달 5일 열릴 계획이다. 분조위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와 동일하게 ‘100% 원금 반환’ 권고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옵티머스 펀드가 투자처로 제시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라는 법리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