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브랜드인 H&M과 나이키가 중국에서 불매 운동의 표적이 됐다.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에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이 신장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 소비자들의 분노가 H&M으로 향했다.
H&M이 지난해 9월 신장 위구르에서 벌어진 인권 탄압에 대해 공식 비판 성명을 발표한 것 때문이다. 당시 H&M은 “신장에서 벌어진 강제노동과 소수민족 차별 등의 고발이 담긴 사회단체와 언론 보도에 큰 우려를 표한다”며 “해당 지역에서 재배되는 면화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과 같은 중국 내 영향력 있는 집단은 웨이보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 H&M의 성명문을 공유하고 제품 불매를 주도하고 있다. H&M이 성명을 발표한 지 8개월이 지나 중국 현지서 뭇매를 맞게 된 것이다.
공청단은 24일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신장 면화를 보이콧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하나? 허황된 망상”이라며 H&M을 비난하기도 했다.
H&M 성명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톈마오(T몰) 등에서는 H&M 관련 제품은 검색 불가한 상태다. 심지어 일부 지도 앱에서도 ‘H&M’을 검색하면 결과를 찾을 수 없다.
H&M에 이어 나이키도 불매 대상으로 떠올랐다. 나이키 역시 신장의 강제노동과 관련한 보도에 우려를 표하고 “나이키는 이 지역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나이키 신발을 불에 태우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며 분노를 표출했다.
불매 여론이 거세지자 나이키 광고 모델인 중국 인기 스타 왕이보도 나이키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25일 오전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나이키’가 인기검색 화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나이키’ 해시태그는 10억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70만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때 웨이보 인기화제 10위 안에 신장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 관련 화제가 7개에 이르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유니클로, 아디다스, 갭, 휠라, 뉴발란스 등도 불매기업 명단에 올리면서 이들의 불매 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