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암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40대 남성의 사연이 외신을 통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 동부 노팅엄셔 출신인 아드리언 로저스(46)는 지난해 4월 대장암 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의료진은 코로나19 환자와 중환자실을 공유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수술을 미뤘다.
로저스는 2018년 7월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52회의 화학요법을 받은 후에야 수술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고 맨체스터 왕립병원에서 수술을 받기 위해 예약을 해 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수술 지연 이후 종양이 20개가량 증가했고, 수술을 선택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러나 로저스와 그의 가족들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로저스는 화학 요법을 재개했고, 그의 가족들은 국민건강보험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약을 구하기 위해 모금 운동을 펼쳐 수만 파운드가 모금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로저스는 간 기능 장애를 겪게 됐고, 지난 2월 27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아내 아만다 로저스는 BBC에 “수술이 예정대로 진행되었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만약 살았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된다”며 “남편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항상 우리의 미래를 함께 생각했다. 그는 나의 영웅이었다. 우리가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길 것이다”라며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영국 암연구소는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 1만2750명의 환자가 수술을 받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영국의 암 서비스에 엄청난 혼란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47개의 암 자선 단체들도 긴급 조치가 없으면 영국의 암 사망률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