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대어급 선수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언더독’ 용인 삼성생명을 기적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배혜윤·윤예빈과 더불어 아산 우리은행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 김소니아 등 22명이 다음달 1일부터 ‘에어컨리그’ 협상에 들어가게 되면서 리그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5일 2021년 FA 대상자를 공시했다. 대상자는 총 22명으로 단일리그 기준 가장 많은 선수가 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다음달 1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FA 협상은 3차까지 진행된다.
데뷔 이후 처음 FA 자격을 획득한 1차 FA 대상자는 김소니아(우리은행), 윤예빈·박혜미(삼성생명), 김지영(부천 하나원큐), 진안·김희진·김진영(부산 BNK썸), 박지은(청주 KB스타즈) 등 8명이다.
FA 계약 기간 종료 후 FA 자격을 재취득한 2차 FA 대상자는 총 13명이다. 삼성생명을 우승으로 이끈 배혜윤과 김단비, KB스타즈에서 에이스 강아정과 염윤아를 포함한 4명, 하나원큐에서 에이스 강이슬 등 4명, 신한은행 4명이다. 애초 2차 FA 대상자에 포함됐던 삼성생명 김보미는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에어컨리그에서는 각 구단의 영입 경쟁이 더 치열할 전망이다. WKBL이 이번 시즌 FA협상에서부터 포지션별 제약규정을 없앴기 때문이다. 선수 포지션(가드, 포워드, 센터)를 기준으로 포지션별 공헌도가 1~3위에 해당하는 FA 선수가 동일 포지션 내 3위 이내 선수가 포함된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다는 규정을 폐지한 것이다.
FA 대상자 중 무려 4명이 해당 규정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이전 규정에 따르면, 가드 포지션에서 공헌도 2위인 윤예빈은 박지현(1위)이 속한 우리은행이나 신지현(3위)의 하나원큐 두 구단 중 어디와도 계약할 수 없었다. 그 여파로 지난해 이적을 선택한 선수는 양인영(삼성생명→하나원큐) 한 명뿐이었을 정도로 FA 시장은 차가웠다.
이번 FA시장에선 센터 포지션에 있는 진안(2위)과 배혜윤(3위)이 국내 최장신 센터 박지수(1위·196㎝)와 함께 KB스타즈에서 트윈 타워로 뛰는 구상을 해볼 수 있게 됐다.
다만 1차 FA대상자들은 원소속 구단에서 1인 연봉 상한액인 3억원을 제시하면 강제로 잔류해야하는 제약 사항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FA협상에서도 1차 협상에서는 반드시 원소속 구단과 먼저 협상해야한다. 하지만 WKBL 구단 샐러리캡은 14억원으로 스타급 선수가 아닌 이상 한 선수에게 3억원을 제시한다는 건 부담이 되는 결정이다. 2차 FA대상자도 1~2차 협상은 모든 구단에게 열려있지만, 3차 협상은 원소속 구단과 해야 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