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수출 중단한 인도 “내수가 먼저”… 코백스 공급도 연기

입력 2021-03-25 15:58 수정 2021-03-25 20:05
인도 뉴델리의 한 버스 터미널에서 24일(현지시간) 의료진이 승객의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의 백신공장’으로 불리는 인도가 코로나19 2차 유행 조짐과 백신 내수 공급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영국 BBC방송 등은 25일 지난주 후반부터 인도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출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한 소식통은 BBC에 “내수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4월 말까지 수출 지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의 수출 일시 중단으로 중·저소득 국가를 포함해 190개국 이상이 백신을 공급받는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백신 제조업체인 인도의 세룸인스티튜트(SII)는 AZ 백신을 ‘코비실드’라는 이름으로 생산해 지금까지 76개국에 6000만회 분량 이상 공급했다.

백신 공동구매·배분 기구인 코백스의 파트너인 유니세프는 “인도가 3∼4월 납품하기로 한 AZ 백신 공급도 늦어질 것 같다”면서 “인도 정부에 가능한 한 빨리 납품해 달라고 협의 중이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또한 예상보다 공급량이 적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인도가 백신 수출을 중단한 것은 자국 내 백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8일 3만명대, 20일 4만명대로 올라서는 등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차 유행이 우려되자 인도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백신접종 대상을 ‘45세 이상 전 국민’으로 확대키로 했다.

여기에 더해 인도에선 새로운 ‘이중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 인도 보건부는 전날 성명에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변이 바이러스 E484Q와 L452R가 함께 나타나는 이중 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