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폐간 위기를 맞았던 월간 ‘샘터’가 창간 51주년을 맞아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독자들을 찾아온다.
김성구 샘터사 대표는 오는 4월 ‘샘터’ 창간 51주년 기념호부터 콘텐츠와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현대인의 일상과 취향을 반영한 문화 라이프 매거진’으로 거듭난다고 25일 밝혔다. 매월 10일 발행하던 발행 시점도 1일로 앞당긴다.
‘샘터’는 기존 주독자층이 40~60대 중·장년층이었던 데서 벗어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젊은 독자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디자인과 스타일로 변신을 꾀했다. 내용 역시 대학교수·연구가·전통 문인들이 전하는 문화 교양과 인문학적 소양, 일반 독자들의 소소한 일상 등이 위주였다면 앞으론 전문 콘텐츠로 인기를 얻는 젊은 필진들을 대거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잡지의 얼굴인 표지부터 크게 바꿨다. 1970년 4월 창간호 당시 서예가 손재형 선생이 직접 쓴 서체 ‘샘터’를 제호로 활용했던 것에서 51주년 창간호부터는 영문 서체 ‘SAMTOH’를 제호로 사용한다.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나 감성적인 사진과 텍스트 등을 결합한 콘텐츠에 어울리도록 디자인과 편집도 변경했다.
월 호수 표기를 없애는 대신 에코 라이프, 로컬 라이프, 홈 라이프 같이 일상을 다각도로 조망해볼 수 있는 테마를 매월 커버스토리로 다룬다. 관심사에 따라 과월호에 상관없이 언제 구매해도 좋을 독립 서적의 성격을 띠게 되는 것이다. 개편 후 처음 선보이는 4월호에선 ‘취향대로 살고 있나요?’라는 주제로 독자적인 방식과 가치관을 갖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규 필진과 새 코너도 확충했다. 도현신 작가가 요리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에피소드를 곁들이는 ‘미식가를 위한 음식 세계사’를 선보인다. 임형남·노은주 부부 건축가는 ‘나무처럼 자라는 집’ 코너를 통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을 찾길 원하는 의뢰인의 이야기를 여러 사례와 함께 전달한다. 라이프 스타일 크리에이터 정재경 씨는 ‘반려식물처방’ 코너에서 반려식물 키우기 노하우와 즐거움을 전하고, 이슬기 티 큐레이터는 ‘차의 시간’에서 차의 매력을 들려준다. 온라인에서도 월간 ‘샘터’를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2019년 폐간 위기에서 독자분들의 격려와 기부, 정기구독 신청이 큰 힘이 됐고 대를 이어 볼 수 있는 잡지가 되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며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소확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잡지로 거듭나 다시 5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