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축구 국가대표 경기 기간(A매치 기간)에 줄줄이 빅매치가 열린다. 한일전을 포함한 친선경기뿐 아니라 국제무대 손꼽히는 강호가 등장하는 유럽 지역 월드컵 지역예선까지 이 기간 함께 예정되어 있다.
FIFA가 25일(현지시간) 현재 홈페이지에 공지해놓은 공식 A매치 기간은 22일부터 30일까지다. 예외적으로 31일까지 A매치 기간이 잡힌 유럽에서는 평가전뿐만 아니라 카타르월드컵 지역예선도 열린다.
이미 24일 유럽에서는 월드컵 지역예선 중 12경기가 열렸다. 터키가 골 잔치 끝에 네덜란드를 4대 2로 잡았고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팀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1대 1로 발목을 잡히는 등 이변이 벌어졌다. 이외 지역 친선전도 4경기가 열렸지만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가 룩셈부르크에 1대 0 신승한 것을 제외하면 비중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남은 일정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건 25일 ‘무적함대’ 스페인과 ‘스파르타 군단’ 그리스의 대결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해 11월 독일을 6대 0으로 녹여내며 화력을 과시한 바 있다. 패스성공률 93%에 이르는 특유의 아기자기한 축구였다. 그리스도 2019년 10월부터 6승 3무로 승승장구 중이라 순순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차군단 독일은 같은 날 북유럽의 복병 아이슬란드를 만난다. 역대 전적은 독일이 3승 1무로 앞서지만 이는 모두 2003년 이전의 일이다. 아이슬란드는 비록 최근 성적은 좋지 않지만 유로2016에서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등 쟁쟁한 강호를 물리치고 8강의 업적을 이뤘다. 독일은 최근 성적이 내리막길을 걸어온 데다 요하힘 뢰브 감독이 유로2020을 마친 뒤 사임할 의사를 밝혀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다.
27일에는 전통 강호 체코와 신흥 강호 벨기에가 맞붙는다. 한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 열 손가락에 드는 축구 강국이던 체코는 최근 FIFA 세계 순위가 42위까지 떨어지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38위인 한국보다도 4계단 낮은 순위다. 반면 벨기에는 2010년대 이른바 ‘황금세대’의 등장 뒤 승승장구, 러시아월드컵에서 4강에 들었고 현재는 무려 FIFA 세계 순위 1위다.
같은 날 포르투갈과 세르비아의 경기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는 포르투갈은 24일 약체 아제르바이잔에 졸전 끝에 상대 자책골로 1대 0 신승하며 체면을 구긴 상태다. 이들을 상대할 세르비아는 지난해 11월 난적 러시아에 5대 0 대승을 거두는 등 최근 5경기에서 2승 3무로 흐름이 나쁘지 않다. 양 팀 모두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왔을 때 자신들도 골을 많이 넣는 팀이라 화끈한 승부를 기대해볼 만하다.
라이언 긱스 감독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웨일즈 대표팀은 24일 벨기에와의 지역예선 경기 1대 3 패배 뒤 멕시코와 27일 친선전을 치른다. 웨일즈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는 긱스 감독은 최근 데이트폭력 사실이 보도되면서 경기를 지휘하지 못해 해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스스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긱스 감독은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박지성의 팀 동료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