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가 25일 시작됐다. 도쿄올림픽 개막일인 7월 23일까지 121일 동안 약 1만명의 봉송 주자가 일본 전역을 순회할 예정이다. 일본 보건당국은 봉송 행사가 코로나19 재확산을 촉발하지 않도록 시민들에게 밀집 응원을 자제하고 인터넷 중계 영상 시청을 권고하는 등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후쿠시마현 소재 축구 전용 훈련시설인 J빌리지에서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화 출발식이 열렸다. 성화는 지난해 3월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화돼 일본으로 옮겨졌으나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최근까지 도쿄 올림픽 박물관에 보관됐었다.
봉송 행사는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을 추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화가 출발한 J빌리지는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의 대책 본부가 들어섰던 곳이다. 첫 봉송 주자는 대지진 3개월 뒤 독일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일본 대표팀 ‘나데시코 재팬’ 선수 16명이 맡았다. 수비수 이와시미즈 아즈사가 선두에서 횃불을 들었고 나머지 선수들이 그의 곁에서 함께 달렸다.
출발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행사 간소화 차원에서 참석하지 않았다. 성화 봉송 관람을 원하는 시민들에게는 거주지가 아닌 곳에서 오는 원정 응원을 자제하고 응원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함 대신 박수를 치도록 권고하는 등 수칙을 마련했다. 아울러 길거리에서 밀집을 피하고 인터넷 라이브 중계를 통해 성화 봉송 장면을 시청토록 했다.
성화 봉송 주자에게는 행사 2주 전부터 회식과 밀집 장소 방문을 자제하는 한편, 달릴 때를 제외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다. 또 여러 사람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유명 인사가 주자일 경우에는 밀집 방지 대책을 실행할 수 있는 장소를 코스로 배정했다. 만약 현장 요원과 홍보 차량의 통제에도 밀집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해당 지역을 건너뛰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토록 했다.
성화 봉송이 시작되면서 도쿄올림픽 일정이 본격화됐지만 일본 내 코로나19는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NHK 집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는 1918명이었다. 일본의 일일 확진자는 수도권 긴급사태가 해제된 지난 22일 816명으로 줄어들었으나 23일 다시 1503명으로 반등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