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위’ 땅이 된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빛그린 국가산단과 광산구 평동 3차 산단을 저울질하고 있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 금호타이어와 ‘공장부지 도시계획변경 및 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이전작업을 3년째 추진해왔으나 마땅한 부지가 없어 제자리 상태다.
인근 아파트 단지 조성 등 도심 확장으로 ‘기피시설’을 이전해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고 ‘KTX 투자선도지구’로 선정된 광주송정역 개발과 맞물려 이전을 서두르고 있지만 면적과 땅값 등 개발요건에 맞는 후보지가 떠오르지 않아서다.
최근 후보지로 급부상한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자동차 관련산업 집적화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지만 광주공장을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빛그린 국가산단에는 자동차 관련 기업·연구소 등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으나 전체 119만㎡ 중 광주형 일자리를 실현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 59만㎡, 친환경자동차부품 클러스터·친환경부품인증센터 예정지 39만㎡를 제외하면 이전에 필요한 용지가 모자란다.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평동 3차 일반산업단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가 예정됐고 면적도 비교적 충분하지만 사업기간 장기화가 걸림돌이다.
평동 산단을 개발해 50만㎡ 규모로 예상하는 타이어 공장을 신축하려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절차 등 최소 수년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업 당시 한적한 외곽에 불과하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광주송정역이 지난 2015년 4월 KTX정차역으로 지정되고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속속 이뤄지면서 역세권 금싸라기 땅이 됐다.
컨설팅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는 2019년 42만㎡에 달하는 현 광주공장 부지의 땅값을 1조 9400억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1960년 9월 광주 서구 양동에서 ‘삼양타이어’로 창업한 금호타이어는 1974년 광산구 소촌동으로 확장 이전한 뒤 1978년 사명을 현재 명칭으로 바꿨다. 국내 3대 타이어 제조업체로 옛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에서 2018년 5월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의 무리한 기업합병으로 유동성 위기에 이어 2009년~2014년 워크아웃을 겪었다.
현재 이전과 동시에 최신 설비를 도입할 광주공장, 곡성·평택 공장 등 국내 3곳 외에 중국·미국·베트남 해외 6곳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지난 2019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세계 타이어업계 10위권이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창립 60주년 환갑을 맞은 지역 대표기업 금호타이어의 권역 내 이전을 고수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조속한 이전을 위해 합리적 묘안을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