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번엔 유명 한국사 강사도 들고 일어나 드라마 속 잘못된 부분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황현필 한국사 강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SBS 드라마 미쳤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 부분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황 강사는 박계옥 작가에 대해서는 “우리 역사를 깔아뭉개는 그 정도 수준이 아니고 중국 역사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작가인 것 같다”고 비난했다.
우선 황 강사는 ‘조선구마사’ 속 태종 이방원이 폭군으로 표현된 것은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태종 이방원이 살아 있는 귀신들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킹덤’으로 큰 수익을 냈으니 그걸 패러디한 것 같은데 문제는 태종이 실제로 무술 실력이 뛰어났는지도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실제로 이성계 자식 중에 함께 전장을 누볐던 건 정종 이방과다. 태종 이방원은 문과 합격자다. 이성계 아들 중에 유일하다. 그런데 이방원이 이성계의 환영을 본 후 백성들 목을 치는 건 폭군 취급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종대왕의 왕자 시절인 충녕대군에 대해선 “첫 장면부터 어리바리하게 묘사한다. 또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넣었다”며 “충녕대군이 외국인 신부를 만나는데 그 신부가 왕자인 충녕대군을 보고 고개도 숙이지 않는 모습이 기분 나빴다. 통역관도 인사를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녕대군이 외국인 신부를 접대하기 위해 기생집에 방문한 장면도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황 강사는 “여기서 충녕대군이 ‘6대조인 목조(이안사)께서도 기생 때문에 야반도주하셨던 분이다.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라고 한다. 세종대왕은 한글이 창제되자마자 가장 먼저 ‘용비어천가’를 쓰신 분이다. 이건 6대조의 덕을 기리는 글이다. 그런데 그런 세종이 자신의 조상을 욕보이는 장면이 나온 거다. 보고 나서 ‘저건 너무한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황 강사가 이어 분노한 것은 기생집 술상 장면이다. 그는 “기생집에서 중국 음식이 나왔다. 중국 월병, 중국식 만두, 삭힌 오리알인 피단, 술 자체도 중국주였다고 한다. 실제로 조선인들은 술을 따라 마신다. 중국은 국자로 떠마시는데 (드라마에서) 그렇게 마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선구마사 측은 의주 지역은 국경지대라서 명나라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거기서도 화가 났다. 의주는 정확히 얘기하면 거란 1차 침략 때(993년) 서희 장군이 강동 6주를 확보한 땅이다. 드라마가 당시 15세기 초라면 500년 전부터 우리 땅인데 어떻게 기생 여인들 옷은 한복이고 음식은 중국식으로 깔아놓나. 있을 수 없는 역사적 오류, 왜곡이고 의도성이 다분히 보인다”고 말했다.
황 강사는 드라마에서 중국 칼이 등장한 것, OST에 중국 악기인 고쟁 연주가 들어간 음악이 삽입된 것, 극중 무녀의 옷이 중국식인 부분, 조선 궁궐 내부가 붉은 천으로 도배된 중국풍이었던 것 등을 지적하며 이는 말도 안 된다고 분개했다.
황 강사는 드라마 속 옌벤 사투리도 당시 존재하지도 않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충신? 충신(최영)이 다 얼어 죽어 자빠졌다니’라는 말이 옌벤족 사투리로 나온다. 그런데 옌벤족 사투리는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놀이패, 농악무는 조선에도 있는데 하필 옌벤 사투리를 쓰는 놀이패가 등장한다. 이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냐면 중국이 최근 농악무를 조선족의 농악무라고 해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다. 그걸 대한민국 공영방송 드라마에 내보내나. 이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황 강사는 마지막으로 “중국의 동북공정 시비에도 우리가 잘 대응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한복공정, 김치공정, 손흥민공정, 비빔밥공정 그리고 드라마까지 치고 들어온다. 굉장히 화가 난다. 배우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상영되면 안 될 것 같다. 이건 누구나 분노해야 한다”며 영상을 마쳤다.
영상에는 “속 시원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영상을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방송사 사장이 나와서 사과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 “이 영상 더 널리 퍼져야 한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송다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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