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공적원조 시작된다…산림청, 인니 이탄지 복원 착수

입력 2021-03-25 14:15
전날 인도네시아 잠비주에서 개최된 이탄지 복원 사업을 위한 현장사무소 개소식. 산림청 제공

산림청이 인도네시아의 ‘이탄지(泥炭地)’ 복원을 통한 산림 공적개발원조에 나섰다.

산림청은 전날 인도네시아 잠비주(州)에서 이탄지 복원사업을 위한 현장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산림청과 한·인니 산림센터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행사는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와 잠비주 고위간부, 10개 지역 주민대표 및 잠비주 대학교 연구관계자 등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이탄지는 나뭇가지·잎 등 식물 잔해가 완전히 분해되지 못하고 장기간에 걸쳐 퇴적된 유기물 토지다. 지구의 탄소 저장고 역할을 맡아 지구 온난화를 막아준다.

열대 이탄지의 토양 및 식물의 탄소저장량은 일반 토양·식물들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농민들이 농장 등을 만들기 위해 이탄지에 배수로를 만들거나, 건조한 땅에 불을 붙이는 탓에 이산화탄소 배출과 대기오염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2019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잠비주 론드랑 이탄지보호림(Hutan Lindung Gambut Londerang)에서 이탄지 복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해 8월 ‘이탄지 복원에 관한 약정’을 체결, 현장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사업단은 향후 이탄지를 둘러싼 수로에 목재 등으로 수로막이(Canal Blocking)를 설치해 지하수 수준을 유지하고, 산불로 훼손된 이탄지 복원에 적합한 수종인 ‘젤루퉁(Jelutung) 나무’를 심어 식생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민들의 이탄지 보호에 대한 의식개선과 이를 위한 역량강화 활동, 각종 소득증대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사무소가 세계자연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이 2016~2018년 이탄지 사업을 위해 사용했던 곳인 만큼, 산림청은 보다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은식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코로나19로 국제교류가 어려워진 지금의 시기를 잘 극복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인도네시아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기여하고, 잠비주 지역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사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선진 산불관리 시스템·장비를 인도네시아에 보급해 산불재난 관리 역량도 강화할 것”이라며 “이탄지 사업지와 인접한 지역을 대상으로 산불관리 양자협력을 추진하면, 관련 사업의 사후관리와 신남방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