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의장 등 12명, 오세훈 후보 사퇴 촉구

입력 2021-03-25 11:46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3선 의원들이 25일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 24개 자치구의 정치 지형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변수로 떠올랐다. 신임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을 속도감있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시의회와 자치구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난 2011년 오세훈 후보의 시장직 사퇴를 초래한 무상급식 주민투표 역시 시의회와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서울시의회 김인호 의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3선 의원 12명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실패한 시장! 그때를 말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무상급식 반대와 무책임한 시정 포기를 비롯해 시의회와의 불통, 채무증가로 인한 서울시 재정파탄 등 오세훈 전 시장 재임 당시 실패한 정책과 문제점을 언급하며 오 후보를 ‘독선과 불통, 무책임과 불성실, 실패와 무능의 아이콘’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오 후보는 무상급식 정책을 ‘쥐덫 위에 놓인 공짜치즈’라고 폄훼하고 무상급식을 통해 시대의 흐름이자 시민의 요구였던 보편적 복지로 한걸음 나아가려는 시도를 ‘좌파진영의 복지포퓰리즘’이라고 말하며 본질을 흐렸다”면서 “결국 무책임하게 시정을 포기하며 몰락의 길을 자초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세훈 전 시장 재임기간 서울시의 채무는 2010년 20조원에 육박했고 부채는 25조를 넘어섰으며 연간 이자만 해도 약 7700억원에 달해 하루 이자만 약 21억이 발생됐다”고 지적했다.

시의원들은 또 “오 전 시장은 2010년 7월부터 사퇴한 2011년 8월까지 총 40번의 시의회 본회의 중 단 16번만 출석해 출석률이 40%에 그쳤다”며 “서울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본회의 출석조차 거부하는 것은 서울시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얼마나 독선적이고 불통의 시장이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공사 도중 발견된 많은 양의 조선시대 유물과 한양도성 성곽 일부, 이간수문 등 유적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는데 오 전 시장은 이 유적들을 보호하고 후세에 전하기보다는 하루빨리 공사를 마치는 것을 택했다”며 “역사를 잊은 사람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김인호 의장을 비롯해 김광수·김기덕 부의장, 김정태 운영위원장,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신원철 전 시의회의장, 김용석·김생환·박기열·서윤기·최웅식 의원 등이 참석했다. 현재 서울시의회 109명 의원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