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는 신앙고백으로 무장한 미국 오럴로버츠대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에서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미국 대학 농구 토너먼트에서 최고의 신데렐라로 꼽힌 오럴로버츠대는 남부 지역 대학에 배정된 16개 시드 중 15번으로 64강전에 진출한 무명 팀이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경기가 계속될수록 오럴로버츠대의 활약은 창대하다.
지난 19일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 맥키아레나에서 열린 오하이오대와의 경기에서 석 점 차로 승리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21일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아나파머스경기장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도 플로리다대를 또다시 석 점 차로 꺾었다.
우승 후보로 꼽힐 정도로 강력한 두 팀을 꺾자 미국 언론과 팬, 스카우터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16강 상대인 아칸소대와는 27일 인디애나폴리스 뱅커스라이프필드하우스에서 만난다.
1963년 미국 오클라호마 툴사에 복음주의자 오랄 로버츠(1918~2009) 목사가 세운 대학은 70개의 전공이 있는 오순절 계통의 기독교 종합대학이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전인교육을 통해 성령 충만한 지도자를 양육해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교육을 하는 대학”으로 소개돼 있다.
연승 소식에 동문들도 열광하고 있다. 오럴로버츠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한 유근재 주안대학원대 교수는 2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동문이 연일 졸업생 게시판을 경기 소식으로 달구고 있다”면서 “기도와 신앙을 통해 인재를 기른다는 대학의 정신이 선수들의 선전으로 알려지는 것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시작과 끝에 항상 기도하며 페어플레이하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팀의 포워드로 활약 중인 케빈 오베너 선수가 오하이오주립대를 이긴 뒤 한 인터뷰에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오베너는 “우리 팀을 16강으로 이끌어주신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한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기도하며 주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