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와중에 지팡이로 맹렬하게 반격을 가해 화제가 됐던 중국계 노인이 사건 후 쏟아진 기부금 전액을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NBC뉴스 등 현지 언론은 거리에서 폭행당한 샤오 젠 시에(75)씨 가족이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에서 모금한 금액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시에씨는 길을 걷다가 백인 남성 스티븐 젠킨스(39)로부터 이유 없이 공격을 당했다. 이후 시에씨는 짚고 있던 나무 지팡이로 반격을 가해 결국 남성은 피를 흘리며 들것에 실려갔다. 멀쩡히 서서 상황을 설명하는 할머니와 들것에 힘없이 누운 백인 가해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이후 가족들은 할머니의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고펀드미를 통해 모금에 나섰다. 애초 목표액은 5만 달러였으나 현재까지 93만 달러(약 10억5000만원)가 넘는 기부금이 답지했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시에씨는 아시아 인종에 대한 차별이 문제라며 기부 의사를 표했고, 결국 가족들은 그의 뜻에 따라 모금액 전액을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기부하기로 했다.
시에씨의 손자 존 첸은 “할머니가 폭행 자체보다 인종차별이 더 문제라면서 고펀드미 모금액을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해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번 언급했다”며 “할머니는 인종차별에 굴복해서는 안 되며 필요한 경우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할머니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상태는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부었던 눈도 이제는 뜰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유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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