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비웃음 참아내겠다…상처나도 내가 文 지켜야”

입력 2021-03-25 08:48 수정 2021-03-25 10:45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어떤 망신을 줘도 모두 받겠다. 그 비웃음들 참아내겠다. 다만 가만있으라, 아무 말도 꺼내지 말라 하지는 말아 달라. 저에겐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영상을 공유한 것에 대해 몇몇 야당 의원님들께서 충고의 말씀을 하더라. 언론들도 저를 내세우는 것이 제목을 뽑기에 효과적이라 생각이 들었는지 비난 섞인 기사를 썼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은 고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에 투표하면 탐욕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영상을 공유해 논란을 빚었다.

고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영상을 게시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2월 25일 서울 강남구 소셜벤처허브센터에서 박영선 당시 서울시장 경선후보와 함께 입주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민주당 지지자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1분29초 분량의 영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연이어 파란색을 찍은 당신에게/ 그러나 이번만은 파란색에 표를 주지 않겠다는 당신에게/ 혹은 기권함으로써 파란색을 따끔 혼내주겠다는 당신에게/ 압니다 당신의 실망. 압니다 당신의 허탈. 압니다 당신의 분노’라는 문구가 영상에 담겼다.

영상은 이어 ‘하지만 파란색이 싫어졌다, 빨간색이 좋아졌다가 같은 말인가요/ 같은 말이 아닙니다. 당신은 빨간색이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은 단 한 번도 탐욕에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 사람에 투표해 달라’며 끝을 맺는다. 아무리 민주당이 싫어도 국민의힘을 뽑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야권은 고 의원을 향해 비판을 퍼부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논평을 통해 “서울시민 세금 500억여원이 투입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 전 시장의 ‘권력형 성폭력’ 탓”이라며 “LH 사태로 촉발된 문재인 정권의 땅 투기 게이트 의혹의 본질이야말로 탐욕, 친문(親文)의 탐욕이다”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장난’으로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고민정 의원이 이제 서울과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색 장난’을 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과 부산시민, 그리고 국민의 마음에 ‘새파란 피멍’을 들게 했다.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를 치료해줄 ‘빨간 약’”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이에 대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만들어 가고 있는 그 세상을 거꾸로 돌려놓을 순 없다”며 “잘못도 있고, 고쳐야 할 점들도 분명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고 주저앉아 울고만 있을 순 없다”고 했다.

연합뉴스

고 의원은 “후궁이란 비아냥을 들었을 때 어린 제 두 아이에게 못난 어미가 된 것 같아 참 고통스러웠다”며 “하지만 제 개인이 괴롭다고 해서 지키고자 하는 그 길을 포기할 순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화살은 저에게 쏘아 주십시오.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버텨낼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을, 문재인 대통령을, 박영선 후보를, 김영춘 후보를 입에 올리지도 말라고 하지는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가 반드시 지켜야 할 사람들,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가족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