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노인에 ‘탕, 탕’…잔혹했던 콜로라도 총격 상황

입력 2021-03-25 04:42 수정 2021-03-25 09:55
미 콜로라도 식료품점 총기난사 용의자(왼쪽 사진)와 총기난사 벌어진 미 콜로라도 식료품점 '킹 수퍼스'. AFP, AP연합뉴스

10명의 희생자를 낸 미국 콜로라도주 총기 난사 사건의 잔혹했던 범죄 당시 상황이 전해졌다. 용의자는 총격에 쓰러진 노인을 향해 연거푸 계속해서 총을 쏘기도 했다.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목격자 증언과 용의자에 대한 체포영장 진술서 등을 토대로 22일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킹 슈퍼스’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용의자 아흐마드 알 알리위 알리사는 주차장에서 노인을 무참히 살해한 뒤 킹 슈퍼스 안으로 들어와 다시 총격을 시작했다. 가게 안에 있던 직원과 고객들은 달아나거나 숨었다.

물건을 사러 갔던 라이언 버로스키는 “처음 총성을 듣고 나서도 한동안 멍했다. 공포에 질린 한 여자가 자기 쪽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고서야 자기도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 여자와 함께 식료품점 뒤편으로 가서 직원 등과 함께 몸을 웅크리고 숨었다. 버로스키는 “아주 커다란 눈들이 많이 보였다. 내 눈도 다른 모든 사람처럼 똑같이 겁에 질려 있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긴급전화 911로 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첫 신고 전화가 걸려온 게 오후 2시30분쯤이었고 약 1시간 뒤인 오후 3시28분에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경찰관 1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숨진 뒤였다. 용의자 알리사는 경찰과 수차례 총격 세례를 주고받은 뒤 체포됐다.

킹 슈퍼스 내 약국에서 일하던 매기 먼토야는 책상 밑에 숨어 있다가 한참 뒤 총격범이 항복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총격범은 경찰관에게 “항복한다. 나는 벌거벗었다”고 말했다. 그는 투항할 당시 속옷 바지만 입은 채 다리에는 총격으로 인한 관통상을 입어 피를 흘리는 상태였다.

미 콜로라도주 총격사건 현장서 대피하는 시민들. AP연합뉴스

알리사는 1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며 25일 첫 법정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번 법원 심리는 콜로라도 총격 사건에 대한 사법 절차를 시작하는 의미로, 10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알리사에게 구체적인 혐의 내용과 다음 재판일을 알려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경찰에 따르면 알리사는 체포될 당시 어머니에게 전화 연결을 해 달라고 요청했을 뿐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알리사가 범행 동기에 대해서도 어떤 진술을 했는지 알려진 바가 없어 그의 법정 출석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성명에서 “알리사가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알리사는 법정 출석 대신 서면 답변으로 대신할 수도 있어 그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