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측 “오해 일으켜 죄송…재촬영하겠다”

입력 2021-03-24 17:53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 논란으로 기업들이 줄줄이 광고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제작사와 SBS가 공식 해명에 나섰다.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제작사와 SBS는 24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먼저,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하여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씬은 모두 삭제하여 VOD 및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제작진은 일부 의복 및 소품이 중국식이라는 지적에 대해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다’라는 의혹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며,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작된 드라마”임을 밝혔다.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판타지 퓨전 사극으로서 ‘조선 초기의 혼란 속 인간의 욕망에 깃드는 악령이 깨어난다면?’이라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스토리지만 역사 속 인물과 배경을 차용했다. 제작진은 태종과 충녕대군, 양녕대군이 각자의 입장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대의를 향해 달려 나가는 과정을 그리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은 “실존 인물을 차용해 ‘공포의 현실성’을 전하며 ‘판타지적 상상력’에 포커스를 맞추고자 했으나 엄중한 시국에 큰 혼란을 드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며 “실존 인물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더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준비했어야 마땅했다”며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SBS와 제작진은 이후 방송될 3회부터 판타지 픽션이라는 장르에 맞게 가상의 인물로 전면 수정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편집 및 재촬영 할 것을 약속했다.

앞서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첫회 방송에서 극중 태종 이방원이 무고한 백성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살인마로 묘사되고 구마 전문 신부 요한의 통역사가 요구한 기생집에 중국 간식인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이 나와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드라마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황후’로도 같은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셌다. SBS 지상파 재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나왔다. 24일 올라온 ‘SBS의 지상파 재허가 취소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하루도 안 돼 1만5000명이 넘게 동의한 상태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