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이겨야 하는 경기다. 한국 대표팀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일본 축구 남자 국가대표팀 주장 요시다 마야(32)의 한일전 출사표는 비장했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에 졌을 때 억울했다. 다시는 한국에 지고 싶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어렵게 열리는 한일전이지만 일본 대표팀이 어떤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는지가 읽혔다.
25일 한일전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양국 대표팀 선수와 감독이 출사표를 던졌다. 주축인 유럽파가 코로나19와 부상 등을 이유로 대부분 빠져 조심스러운 한국과 달리 최정예 전력을 대부분 갖춘 일본은 대놓고 승리를 노린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10년 만에 최정예 선수를 소집해 치르는 경기인만큼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24일 현지 화상 기자회견을 열었다. 각각 진행된 이번 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일본에 오기 전 발표한 24인 선수명단이 여러 문제 탓에 변경됐다.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모든 변수를 극복하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자기 역할을 다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경기에 소집되는 유럽파 선수가 아직 어린 축인 스페인 라리가 발렌시아의 이강인과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의 정우영뿐이다. 벤투 감독은 “한일전이라고 해서 매번 같은 조건일 수는 없다. 게다가 이번은 특수한 상황”이라면서 “준비 기간이 짧아 과거의 한일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일본 J리그에서 뛰는 대표팀 주장 김영권은 일본의 세밀함을 경계했다. 그는 “(일본의 스타일이) 굉장히 세밀하고 패스 정확성이 뛰어난 게 사실”이라면서 “협력플레이나 콤비네이션 같은 부분을 인지 못한 채 들어간다면 (10년 전 한일전처럼) 분명 또 당할 것이다. 일본 선수들보다 더 투지 있고 강하게 하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날 벤투 감독보다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강호와 경기를 하게 됐다. 우리가 레벨업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한국을 치켜세웠다. 그는 “상대가 한국이라 승리를 목표로 삼는 건 아니다. 일본 대표로서 경기에 임하기에 우선 승리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소 조심스러웠던 모리야스 감독과 달리 일본 주장 요시다 마야는 칼을 벼리는 모양새였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대표팀 경기 기간에 치른 2011년 한일전에서 0대 3으로 이겼지만 국내파 위주로 붙은 2017년과 2019년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는 연패했다. 요시다 마야는 일본이 진 2경기에서 뛰지 않았다.
일본 언론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10년간 한국전을 기대해왔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한일전에 느끼는 감정이 약해졌다면서 “나는 윗세대로부터 한일전의 중요성을 전달받았다. 20대 선수들에게 경기의 의미를, 한국과의 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