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난 새끼 옆 어미고양이…불법번식장 끔찍한 내부 [영상]

입력 2021-03-24 15:56 수정 2021-03-24 16:44
한눈에도 건강상태가 나빠보이는 번식장 고양이들(왼쪽 사진)과 발이 잘려나간 새끼의 사체 옆에 있는 어미 고양이(오른쪽).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광주 도심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번식 등을 일삼은 불법 고양이 번식장이 적발됐다.

23일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고양이를 번식해 온라인에 판매한 번식업자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번식장은 생산업 등록도 하지 않은 무허가 번식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구협은 “해당 불법 번식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제보자가 제공한 내용으로 동물학대 정황을 밝혔다”며 “지자체 및 경찰과 합동으로 해당 번식장을 기습해 최종 폐쇄했다”고 알렸다.

비구협에 따르면 광주 북구 용봉동 주택가의 4평 남짓한 지하방에서 발견된 45마리 고양이들은 주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품종묘들이었다. 발견 당시 고양이들은 7개 우리의 비좁은 철창에 다닥다닥 붙은 채 배설물과 오물더미에 방치돼있었다. 심지어 발이 토막난 새끼 고양이의 사체가 어미 고양이와 한 사육장에 남아있는 현장도 포착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열악하고 비위생적인 사육 환경 탓에 대부분 영양 상태는 좋지 않았다. 고양이들은 눈병·피부병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는 고양이 전염병 허피스도 사육장 내에서 유행한 것으로 보이며, 인위적 혼종 교배로 유전 질환이 의심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번식장에서는 갓 출산해 수유 중인 어미 고양이를 수컷 고양이 세 마리와 같은 케이지 안에 두기도 했다. 연이은 임신을 위해서였다. 제보자는 “수컷 고양이들은 젖도 떼지 않은 어린 고양이 사지를 찢어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증언했다.

단체는 해당 시설에서 고양이를 사육한 A씨가 허가 없이 무분별하게 고양이를 번식시키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수십만원에 판매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영상은 포털사이트에서 노출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A씨는 지난해에도 무허가 고양이 사육장을 운영하다가 적발된 상습범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는 구조활동에 앞서 광주 북부경찰서에 그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생산하는 업종은 관할 행정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장에서 구조된 고양이들은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비구협 관계자는 “구조 당시 고양이들은 치료가 시급한 건강상태였다”며 “관할 행정당국의 무허가 동물 사육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실태 조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극악무도한 번식업자도 문제지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주고 품종묘를 사는 사람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조후 병원에서 치료받는 고양이들(일부 영상은 포털사이트에서 노출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