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학회 “백신 접종 후 고열때만 응급실 찾아달라”

입력 2021-03-24 15:48
출처=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회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38.5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날 때 한해 응급실을 찾아달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접종 이상반응진료센터(가칭)를 정부가 별도로 운영하면서 응급실의 환자 쏠림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4일 학회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국내 접종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병원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1110여명(58만여명 중 약 0.2%)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0%는 단순한 발열 증상이었고, 2.2%(24명)만이 중증 이상 반응으로 분류됐다.

학회는 “4월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확대하면 전체 접종자의 최대 0.5~1%(하루 25만명 접종기준 1300~2500명)가 응급실을 방문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평소 전국 하루 야간 응급실 이용자 약 1만5000명의 10% 정도가 추가로 찾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중 80%가 발열환자로 코로나 19 관련 환자와 혼선을 초래해서 응급실 내 격리실과 같은 의료자원의 절대 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회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전국에서 하루 야간 응급실 방문자가 1500명 이상 늘 것으로 예측되면 ‘코로나19 백신접종 이상반응진료센터(가칭)’를 따로 운영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또 질병관리청 콜센터인 1339를 통해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안내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백신 접종자들에게 “예방 접종 후 48시간 이내 나타나는 증상을 기준으로 이상반응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때 38.5도 이상의 발열이 나타나면 응급실을 방문해달라”고 권고했다. 만약 증상이 48~72시간까지 지속되면 악화되는지, 호전되는지를 살펴보고 병원을 찾으면 된다. 발열과 함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예방접종 후 38.5도 미만의 발열이 나타나면 타이레놀을 복용하기를 권장했다. 다만 면역이 취약한 요양병원 환자가 예방 접종 후 발열이 있어 응급실을 찾았을 때는 48시간 동안 해열제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면서 흉부 엑스레이(X-ray) 촬영을 포함한 다른 발열 원인을 조사하기로 했다. 발열과 함께 환자 상태가 불안정해지면 상급병원 응급실의 격리실로 전원한다.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 중 발열과 함께 호흡기 증상이나 미각, 후각 소실 증상이 나타난다면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 또 예방접종 후 증상 발현 시간 기준(48시간)이 지났는데도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다. 예방접종 후 48시간 이내에 단순히 발열만 있는 환자는 검사하지 않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