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3개 철도부지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구축

입력 2021-03-24 16:00
도라산역 임진각 철교에 설치될 태양광 시설.

전국의 철도역사와 차량기지 등에 태양광 발전 단지가 조성돼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대를 선도하는 ‘저탄소 레일로드’로 탈바꿈한다. 특히 역사적·지리적 상징성이 있는 서울역, 도라산역, 제진역 등 3개 역사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확산하는 ‘태양광 랜드마크’가 된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와 함께 철도역사, 차량기지, 역사주차장 등 전국 13개 철도부지에 내년 말까지 총 25㎿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구축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서정협 서울시장권한대행은 시청에서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철도기반시설 태양광 보급 확대를 통한 그린뉴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 정부 공기업과 협력 모델을 통해 국가 핵심 기반시설인 철도 인프라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대대적으로 보급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철도시설 태양광 보급은 태양광 랜드마크 3곳(5.2M㎿), 철도 차량기지 6곳(17㎿), 역사 주차장 4곳(2.8㎿)으로 추진된다. 13개 철도부지는 남북평화시대 시발점이자 관문인 서울역과 서쪽의 도라산역(경의선 최북단), 동쪽의 제진역(동해북부선 최북단), 이문‧행신 차량기지 등을 아우른다. 도라산역과 제진역에는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태양광 조형물이 들어선다. 특히 도라산역 인근의 임진강 철교에는 통일된 한반도를 의미하는 파랑‧빨강‧하늘색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 철교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일조량이 풍부한 6개 철도 차량기지와 신포항역, 울산역, 신경주역, 창원중앙역 등 4개 역사 주차장엔 옥상, 그늘막 등을 활용해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된다.

서울시는 이번 태양광 보급으로 매년 약 1만 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연간 3200만㎾h)을 생산하고, 30년생 소나무 22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탄소저감 효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을 20년 간 가동했을 때 1000억 원에 가까운 발전수익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 사업비는 482억 원이다. 특히 이중 30%(144억 원)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펀드’로 조달한다. 펀드 수익률은 연 3~4%(예정)로 높게 설정해 제로금리 시대에 참여시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도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서울형 그린뉴딜 성공을 위해서는 자구노력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협력형 그린뉴딜’ 모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태양광 설계부터 설치, 운영을 담당한다. 이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올 하반기까지 설립하고 사업비(총 482억 원)를 확보한다. SPC에는 서울에너지공사, 대형 발전사업자(RPS 사업자), 태양광 설계‧시공사(EPC 사업자) 등이 각각 지분 참여한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