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명물’ 물개, 맹견 물려 안락사…도주한 견주에 분노

입력 2021-03-24 11:25 수정 2021-03-24 11:31
사진가 던캔 플립스 제공. 치즈윅 캘린더 뉴스

런던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물개 프레디가 맹견에 물려 사망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생후 10개월이었던 물개 프레디는 21일 오후 맹견의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

프레디는 지난 2월부터 런던에 위치한 해머스미스 다리 근처에 나타나 런던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이름을 따와 프레디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다.

한적했던 지난 일요일 오후 템스강가를 따라 산책하던 맹견은 프레디에 달려들어 그의 목과 물갈퀴 등을 물었다. 지나가던 수의사를 포함한 행인 네 명이 맹견의 입을 벌려 떼어내려고 시도했지만 맹견의 무차별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사진가 던캔 플립스 제공. 치즈윅신문

당시 상황을 촬영한 던캔 플립스(55)는 매체를 통해 “매우 잔인한 공격이었다”며 “여러 사람이 붙어서 떼어내려고 했지만 개가 프레디를 물고 놔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잠시 후 어딘가에서 개 주인이 나타나 맹견을 데리고 사라졌다.

이후 영국 해양포유류구조단체(BDMLR)는 런던항과 런던 소방대의 도움을 받아 프레디를 사우스 에식스 야생동물병원(SEWH)으로 이송했다. 하지만 SEWH 의료진 측은 22일 성명을 통해 “엑스레이 등 여러 검진을 거쳤지만 예후가 좋지 않았다”며 안락사를 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의료진은 “프레디의 물갈퀴는 골절됐고 탈구도 발견됐으며 공격으로 인해 상당한 감염병이 몸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안락사만이 그에게 윤리적이고 공평한 선택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디가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 역시 무리라는 소견을 덧붙였다.

사우스 에식스 야생동물병원 페이스북 제공

런던 시민들은 맹견 주인을 향한 분노를 표하고 있다. 현지 언론 역시 프레디를 죽음에 이르게 한 맹견 주인을 아는 사람은 제보해 달라며 신상 확보에 나섰다.

이에 누리꾼들은 “개 주인이 법정에 서길 바란다” “무책임한 주인으로 또다시 희생되는 동물이 없길 바란다” “사람들이 야생동물 주변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교육이 필요하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