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연일 논란…‘野 뽑으면 탐욕에 투표’ 영상 공유

입력 2021-03-24 08:54 수정 2021-03-24 10:53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이번에는 국민의힘에 투표하면 탐욕에 투표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영상을 공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전 시장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선거에서 여야가 정쟁 대신 정책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영상을 게시했다.

민주당 지지자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1분29초 분량의 영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연이어 파란색을 찍은 당신에게/ 그러나 이번만은 파란색에 표를 주지 않겠다는 당신에게/ 혹은 기권함으로써 파란색을 따끔 혼내주겠다는 당신에게/ 압니다 당신의 실망. 압니다 당신의 허탈. 압니다 당신의 분노’라는 문구가 영상에 담겼다.

영상은 이어 ‘하지만 파란색이 싫어졌다, 빨간색이 좋아졌다가 같은 말인가요/ 같은 말이 아닙니다. 당신은 빨간색이 어울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당신은 단 한번도 탐욕에 투표한 적이 없습니다. 사람에 투표해 달라’며 끝을 맺는다. 아무리 민주당이 싫어도 국민의힘을 뽑으면 안 된다는 내용이다.

'피해호소인' 표현으로 비난을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18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대변인직에서 사퇴했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고 의원이 해당 영상을 올린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박 후보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를 두고 커뮤니티에서는 고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런거 선거법에 위반 안 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도시 투기 의혹을 비롯한 공직자들의 부동산 파문은 문재인정부에서 발생했다. 탐욕을 부리는 쪽이 오히려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YTN과 TBS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간 서울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1042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 단일화로 다음 후보들이 출마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물은 결과 오 후보가 48.9%, 박 후보가 29.2%로 두 후보 간 차이는 19.7% 포인트로 집계됐다.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 밖 차이다.

이번 조사는 유선(10%)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 프레임과 통신사 제공 무선(90%) 가상번호 프레임 내 무작위 추출을 통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전화면접(50%)과 자동응답(ARS)을 혼용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