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10대 여성 운전자가 도주했다가 8시간 만에 붙잡히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큰 피해가 있었던 사고는 아니었지만, 경찰의 허술한 대응이 또다시 구설에 오르게 됐다.
23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부산진구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A양(17)을 붙잡았다.
A양은 무면허에, 음주 운전을 하던 중 사고를 냈으며 사고 차량은 렌터카였다.
A양이 운전하던 차량은 주변을 지나던 차를 들이받고, 도로 시설물을 충돌한 뒤 멈춰 섰다.
경찰 조사 결과, 검거 당시 A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에 달했다.
A양을 붙잡은 경찰은 부산진경찰서로 A양을 인계해 음주 사고 경위와 렌터카 대여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갔다. 그런데 새벽 시각 A양이 경찰서에서 자취를 감췄다. A양은 화장실에 간다고 한 후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유유히 경찰서를 걸어 나간 것이다.
뒤늦게 도주 사실을 알게 된 부산진경찰서 측은 순찰차를 동원해 형사팀, 교통수사팀 등 인력을 투입해 A 양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8시간여 동안 동분서주한 경찰은 이날 낮 12시25분쯤 연제구에 있는 한 가정집에서 A양을 다시 붙잡았다.
부산진경찰서 측은 “현재 A양은 무면허, 음주 운전으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도주 혐의까지 더해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