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의 상당수가 여성이지만 각국의 코로나19 관련 정책 결정과정에선 여성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성평등이 퇴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세계 각국 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팀(TFT)에서 남녀 성비가 3대 1 수준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성적 편중이 영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UNDP와 유엔여성기구는 이날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성불평등연구소(GIRL) 등과 함께 코로나19 위기 1주년을 맞은 각국의 현황을 살펴봤다. 행사에서 각국의 코로나 대응정책을 평가 분석하는 코로나19 글로벌 성적 대응 추적팀은 전 세계 137개국의 225개 코로나19 TFT 가운데 여성 인원은 평균 24%에 불과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 가운데 26개 TFT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킴 스타이너 UNDP 총재는 “여성들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 싸우는 최전선 보건의료진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이 전염병의 충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철저하게 배제돼 있다”면서 “예를 들어 세계에서 코로나19 대응팀에 성적 균형을 고려하고 있는 나라는 불과 8개국 뿐”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TFT 구성이 이렇게 될 경우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결정할 때 여성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조건들은 거의 무시하기 쉽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 파탄에서 회복할 때에도 불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며, 성평등 면에서는 수십 년의 퇴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스타이너 총재는 경고했다.
이들 기구는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약 4700만명이 여성들이 추가로 극빈층에 합류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앤 E. 커드 피츠버그대 부총장은 “이번 연구로 문제가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데이터를 얻게 된 것”이라면서 “유엔과의 협력을 통해 성불평등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