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후보로 확정된 23일 증시에선 이른바 ‘정치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의 주가가 요동쳤다.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진양그룹 종목이 강세를 보인 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관련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진양그룹 종목은 일제히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날 진양산업은 전날보다 22.03%(1650원) 상승한 91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진양폴리(14.21%), 진양화학(20.87%), 진양홀딩스(4.74%)의 주가도 상승 마감했다.
오 후보가 해당 기업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양준영 진양홀딩스 부회장이 오 후보와 고려대 동문인 점을 고려해 관련 종목으로 인식하고 있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서해비단뱃길 조성계획 관련 수혜주로 꼽히는 진흥기업도 전날보다 15.30%(505원) 오른 3805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이른바 ‘안철수 테마주’로 언급되는 안랩과 까뮤이앤씨의 주가는 고꾸라졌다. 안 후보가 전직 대표를 맡았고, 현재 최대 주주인 안랩은 전날보다 15.37%(1만1500원) 하락한 6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까뮤이앤씨도 21.10%(635원) 하락한 2375원에 마감했다. 까뮤이앤씨는 사외이사를 맡은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2017년 안 대표의 대선 당시 지지모임인 ‘국민과 함께하는 전문가 광장’ 상임대표를 역임하면서 안 후보 관련주로 묶였다.
임원이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된 써니전자의 주가도 급락했다. 써니전자는 전날 대비 20.07%(835원) 떨어진 3325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박영선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의 주가도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후보 확정 소식에 요동쳤다. iMBC와 캐리소프트는 각각 19.63% 1.25% 오른 5120원, 566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이날 오전 양 후보 측은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오 후보가 승리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오 후보는 단일화 결과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위대한 시민의 선택의 날이다. 서울의 새로운 출발,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안 후보는 “오세훈 후보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반드시 승리하셔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저도 야권의 승리를 위해 힘껏 힘을 보태겠다”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범여권 단일화를 이뤄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 후보 간 여야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