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이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존슨에 이어 네 번째로 미국 내 사용 승인을 받을 길이 열렸다.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80%에 가까운 예방률을 보이는 등 양호한 결과가 나왔다.
사용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AZ 백신은 5월 중에 미국 내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보건당국이 AZ 백신의 미국 임상시험 결과 자료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승인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AZ 측은 자사 백신의 미국 내 임상시험 잠정 결과를 분석한 뒤 다음달 중순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DA의 승인이 떨어지면 AZ 백신은 5월부터 미국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승인을 받은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존슨과 함께 총 4종의 백신이 미국에서 접종되는 셈이다. AZ 측은 승인이 나오는 즉시 미국에 3000만회분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후 2000만회분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Z 측은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3상시험에서 자사 백신이 79%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존 임상시험 수치였던 70.4%보다도 높은 수치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예방률은 전체 평균보다 소폭 높은 80%로 나타났다. 특히 입원치료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예방률은 전 연령대에서 100%였다. 유럽 지역에서 문제가 됐던 혈전 부작용은 미국 임상시험에서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 임상시험은 현재까지 이뤄진 AZ 백신 시험 중에서는 최대 규모였다. 미국 시험에서는 총 3만2449명이 참여했으며 약 2만명이 실제 백신을, 나머지는 위약을 투약해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체 참여자의 약 20%가 65세 이상의 고령자였다.
미국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AZ 백신의 효능과 관련한 논란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영국에서 실시된 시험에서는 주사 방식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적게는 62%, 많게는 90%라는 들쑥날쑥한 수치가 나와 논란이 불거졌었다.
다만 미국 보건당국은 AZ 측이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 직후 일부 자료에 오류가 있다며 의구심을 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AZ 백신의 임상시험 결과에 날짜가 지난 정보가 포함됐을 수 있다고 23일 지적했다.
NIAID는 성명에서 “데이터·안전모니터링위원회(DSMB)는 AZ 측이 임상시험 결과에 날짜가 지난 정보(outdated information)를 포함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며 “이 경우, 백신의 예방률 산정에서 결함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