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첨단 정찰기, 中해안 47㎞ ‘초근접’… “감시 강화”

입력 2021-03-23 15:40 수정 2021-03-23 16:23
미국 공군의 RC-135 정찰기. 바이두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최첨단 전자정찰기가 미·중 고위급 회담 직후 중국 해안에서 불과 25.33해리(약 47㎞) 떨어진 곳까지 다가가 감시 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23일 미 공군의 컴뱃센트(RC-135U) 정찰기가 전날 바시해협을 통해 남중국해로 진입, 정찰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SCSPI는 미 정찰기가 중국 연안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미 정찰기는 중국 해안에서 50~70해리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정찰 활동을 벌인다.

RC-135U은 적의 레이더 전파를 잡아 방공망을 분석하고 미사일 발사 신호를 수집할 수 있는 최첨단 정찰기다. 정찰 정보를 미 대통령과 국방장관에게 보고한다. 미군도 단 2대만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RC-135U은 대북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한반도를 정찰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SCSPI는 “이번 사건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 정찰 강도가 강화됐음올 보여준다”며 “잠재적으로 더 높은 군사적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찰기가 근접 비행할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광둥성 산터우시 부근 남중국해 일대에서 실사격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SCSPI가 확인한 경로에 따르면 미 정찰기는 PLA 훈련 장소에서 근접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근접 정찰을 통해 전자기파 신호뿐 아니라 중국군 장비와 인력 배치 등 첩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 공개된 SCSPI 보고서를 보면 미군은 지난해 남중국해에 항공모함 등 전략 무기를 이례적으로 많이 배치했다. SCSPI는 “미국이 중국의 해상 봉쇄를 달성하기 위해 역내 활동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