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 오갔다…1등 복권 잃어버린 美당첨자 사연

입력 2021-03-23 14:28 수정 2021-03-23 14:36
복권 당첨자 닉 슬래튼(맨 오른쪽), 테네시주 복권국 홈페이지 캡처

1등에 당첨된 복권 종이를 잃어버렸다가 간신히 되찾은 미국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22일(현지시간) 테네시 주 복권국에 따르면 테네시 주 스파르타에 사는 닉 슬래튼은 지난 11일 주 복권국에서 117만8746달러(약 13억3000만원) 복권 당첨금을 수령했다.

사연은 이렇다. 타일공으로 일하던 그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인근 동네 스미스빌의 작은 가게에 들러 음료수와 ‘테네시 캐시’라는 복권을 구입했다.

다음날 아침 그는 테네시 복권 앱을 통해 번호를 맞춰 봤다. 그리고 상금이 100만 달러를 훌쩍 넘긴 1등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슬래튼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기절할 뻔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며 “그때 기분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고 회상했다. 슬래튼은 곧바로 자신의 약혼자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뒤 차를 운전해 동생을 자동차 부품 판매소에 데려다주는 등 소일거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슬래튼은 어느 순간 복권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복권이) 어디에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슬래튼은 복권 종이를 찾기 위해 기억을 떠올려 자신의 행적을 되밟았다. 그리고 자동차 부품 판매소 앞 주차장까지 돌아갔을 때 바닥에 떨어진 복권 한 장을 발견했다. 그는 “다른 차가 주차된 자리 옆에 복권이 있었다. 누군가 발로 밟고 지나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면서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다행히 복권이 멀리 날아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테네시 주 복권 당국은 슬래튼의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복권 구매자들에게 “복권을 구매하는 즉시 그 위에 서명을 해두는 것이 좋다. 그렇게 소유주를 밝혀두면 분실하거나 도난 당하더라도 제3자가 현금화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1등에 당첨된 슬래튼은 당첨금과 관계없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당첨금으로는 집과 자동차를 산 후 나머지는 투자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김남명 인턴기자